[코코아 선물 시황] 19일 ICE 뉴욕 3월물 코코아(CCH25)는 전장 대비 -101달러(-0.92%) 내린 채 거래됐으며, ICE 런던 3월물 코코아(CAH25)는 -94파운드(-1.08%) 떨어졌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아프리카 전역에 내린 ‘우호적 강우(beneficial rain)’가 토양 수분을 끌어올리면서 코코아나무 생육 여건이 개선됐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현지 농가들은 “최근 비 덕분에 나무가 다시 꽃을 피우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그 배경에는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수출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부터 시작된 2024/25 마케팅연도 들어 1월 20일까지 129만 톤(MMT)이 선적돼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으나, 12월의 +35% 증가폭에 비해 둔화된 수치다.
■ 기상 변수와 작황 전망
민간 기상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Maxar Technologies)는 “올해 하마탄(Harmattan) 바람이 6년 만에 가장 건조해 작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탄은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건조·먼지 바람으로, 12~3월 서아프리카 농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부 농가에서는 잎이 노랗게 변하고 ‘셰렐(cherelle)’코코아 열매 어린 꼬투리가 말라붙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공급 부족(global deficit) 심화 가능성에 주목한다. 1월 24일 국제카카오기구(ICCO)는
“2023/24 시즌 말 전 세계 재고는 104만 1,000톤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추정치 130만 톤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연간 공급 부족 규모 -47만 8,000톤 전망이 더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재고·수급 불안 심화
미국 항만에 보관된 ICE 인증 코코아 재고는 1년 반 넘게 감소세를 이어가 1월 24일 126만 3,493포대로 2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공급 타이트 현상은 소비 기업의 행동으로 이어졌다. 허쉬(Hershey)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ICE 선물시장에서 9만 t 이상의 코코아를 매입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다. 이는 현행 포지션 한도인 4,900계약(4만 9,000t)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 가격 급등·수요 파괴 우려
가격 고공행진이 ‘수요 파괴(demand destruction)’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1월 9일 유럽코코아협회(ECA)는 2024년 4분기 유럽 그라인딩(분쇄) 실적이 전년 대비 -5.3% 줄어든 33만 1,853톤으로 4년 만의 최저치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아시아는 -0.5%, 북미는 -1.2% 감소했다.
한편 나이지리아는 세계 6위 생산국으로, 12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87% 늘어난 4만 6,696톤을 기록해 공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 생산국별 추가 변수
코트디부아르 커피·카카오위원회(Conseil Café-Cacao)는 10월 18일 2024/25 생산 전망을 기존 200만 톤에서 210~220만 톤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가나 코코아위원회(Cocobod)는 8월 20일 2024/25 생산을 70만 톤에서 65만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3/24년 가나 수확량은 악천후와 병해로 42만 5,000톤에 그쳐 23년 만의 최저치였다.
■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강우가 가격을 압박할 수 있으나, 하마탄 강도가 유지되고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 중장기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의 가격 괴리가 확대되면서 커버링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마탄 바람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추가 설명한다. 하마탄은 매년 12월부터 3월 사이에 사하라 사막 북동풍이 서아프리카로 불어오며 발생하는 건조·먼지 현상이다. 습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일사량을 높여 코코아나무 잎과 열매를 쉽게 말라 죽게 만든다. 작황 부진이 반복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ICCO는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산하 국제기구로, 코코아 산업 통계·정책을 총괄한다. 매 분기 발표하는 재고/분쇄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공급 안전판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2023/24년 전망치는 27.0%로 46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 결론
우호적 강우는 단기 가격을 누르나, 하마탄·재고 부족·생산국 변수 등 구조적 요인이 여전히 상방 리스크로 작용한다. 특히 글로벌 재고가 20년 최저권으로 추락한 가운데, 대형 제과업체조차 시장 한도 이상을 매수하려는 움직임은 공급 위축과 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드러낸다. 향후 하마탄의 강도, 코트디부아르 수출 흐름, 유럽·아시아 그라인딩 동향이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