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로이터] 애플(AAPL)이 최소 두 곳의 부품·조립 협력사에 아이폰17 기본 모델의 생산량을 30% 이상 늘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IT 전문 매체 The Information이 19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
을 인용해 전했다.
2025년 9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증산 요청은 바로 전 주말 실시된 사전 예약(pre-order) 결과가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799달러(약 107만 원)에 책정된 엔트리(Entry) 모델이 1,099달러(약 147만 원)부터 시작되는 Pro 라인업보다 압도적인 선택을 받으면서, 애플은 공급 부족을 우려해 신속히 물량 확대에 착수했다.
Pro 모델이란?
업계에서 ‘Pro 모델’은 알루미늄 대신 티타늄이나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 고성능 A-시리즈 칩, 더 큰 센서의 카메라 모듈, 120Hz 이상의 고주사율 디스플레이 등 프리미엄 사양을 의미한다. 소비자에게 고급 소재·고사양을 제공하는 대신 가격이 높아 마진 기여도가 높다.
하지만 애플은 이번 사전 예약 결과가 ‘가격 민감도’가 한층 높아졌음을 방증한다는 시장의 지적과 맞닥뜨렸다.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길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하위 모델 판매 비중 확대가 단기적으로 영업이익률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애플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주가는 미국 장중 한때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며, 공급망 대표 기업인 폭스콘(홍하이정밀)과 페가트론 주가도 제한적 움직임을 보였다.
시장·산업 영향
① 아이폰17 기본형 비중 확대는 부품 단가 하락 및 원가 구조 재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② TSMC·삼성디스플레이 등 칩·패널 공급사는 고급 공정 비중이 줄어들면서 생산 라인 가동률을 재배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③ 애플은 Pro 모델을 차별화하기 위해 내년 신제품에서 인공지능(AI) 온디바이스 기능 또는 폴더블 요소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2023년부터 중국 업체가 주도한 ‘가성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애플은 그간 브랜드 충성도와 생태계(Ecosystem) 결속력을 통해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구조를 유지해 왔으나, 이번 사안은 프리미엄 전략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애널리스트 의견 요약*
웨드부시 증권 “기본형 비중 확대는 단기 마진 부담이지만, 장기 시장점유율 방어 차원에서 불가피”
JP모건 “개발비 회수 구조가 흔들릴 경우 R&D 로드맵 전반에 영향”
*위 콘텐츠는 해당 금융기관의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며, 투자 권유가 아님을 밝힌다.
용어 설명
엔트리 모델·기본형: 각 제품군에서 가장 낮은 스펙·가격으로 설계된 버전을 뜻한다.
ASP(Average Selling Price): 해당 회사가 판매한 제품의 평균 단가를 의미하는 핵심 경영 지표.
온디바이스 AI: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내부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로, 개인정보 보호 및 응답 속도 개선 효과가 있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하드웨어 마진이 감소하더라도 서비스 부문(앱스토어·애플뮤직·아이클라우드) 성장세가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또한 2026년 이후 혼합현실(MR) 헤드셋, 모빌리티 프로젝트 등 신규 플랫폼이 가시화될 경우, 애플의 밸류에이션은 서비스 지향적 기업으로 재평가받을 여지가 있다.
결국 이번 증산 요청은 단순 물량 조정이 아니라 ‘가격·사양 다양화’ 전략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애플이 얼마나 빠르게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차세대 기술로 고가 모델의 가치를 재창출할 수 있을지가 향후 12~18개월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