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금광업체 중 하나인 뉴몬트(Newmont)가 캐나다 금광 개발사 오를라 마이닝(Orla Mining) 지분을 전량 처분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9월 1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뉴몬트는 토론토증권거래소(TSX) 블록딜을 통해 오를라 마이닝 주식 4,300만 주 전부를 주당 10.14달러에 매각했다. 거래 총액은 약 4억3,900만 달러(약 5,900억 원)로 집계된다.
이번 매각은 뉴몬트가 1조 7,140억 달러 규모의 호주 뉴크레스트(Newcrest) 인수 이후 추진해 온 비핵심 자산 매각(divestiture) 프로그램 일환이다. 회사 측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2024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20억 달러 이상 현금 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핵심 수치 및 매각 세부 내역
뉴몬트는 오를라 마이닝 지분 4,300만 주를 일시에 처분했다. 이는 뉴몬트가 보유하고 있던 오를라 지분 전량에 해당한다. 동시에 뉴몬트는 보도자료에서 “
이번 거래는 자본 배분 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현금 유동성 확보 노력의 일환
“이라고 설명했다.
톰 파머(Tom Palmer) 뉴몬트 최고경영자(CEO)는 “주식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재투자하거나 부채를 줄이는 데 활용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Tier 1 자산 전략
뉴몬트는 Tier 1 자산(생산 단가가 낮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대규모 광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Tier 1 자산은 국제 금광업계에서 연간 50만 온스 이상 생산, 운영 수명 10년 이상, 지속가능한 총생산비용(AISC) 상위 25% 이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회사는 뉴크레스트 인수로 포트폴리오가 대형화된 만큼, 비핵심 자산(규모가 작거나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 정리를 통해 재무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이전 매각 사례와 캐나다 자산 정리
뉴몬트는 2024년 11월 이후 캐나다 소재 자산들을 연쇄적으로 매각해 왔다. 대표적으로 온타리오주 머슬화이트(Musselwhite) 금광을 오를라 마이닝에 8억5,000만 달러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머슬화이트는 노천광과 지하광을 결합한 고비용 광산으로, 뉴몬트의 핵심 자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를라 마이닝은 멕시코 카미노 로호(Camino Rojo) 등 중남미 지역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지분 거래를 통해 자사 주식 구조를 단순화하는 동시에 캐나다 광산 인수를 위한 협상력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 메커니즘: TSX 블록딜
블록딜(block deal)은 대량의 주식을 공개시장에서 일시 처분하는 거래 방식이다. 일반적인 장내 매매보다 가격 변동을 최소화할 수 있어 대규모 지분 정리에 자주 활용된다. 뉴몬트는 TSX 장 개시 직전 사전 협의를 통해 거래를 마무리함으로써 주가 충격을 완화했다.
전문가들은 “뉴몬트가 추가로 보유 중인 중·소형 상장사 지분도 유사한 방식으로 순차 처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재무 구조 개선 효과
뉴몬트의 총부채는 뉴크레스트 인수 직후 약 150억 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번 오를라 지분 매각을 통해 총부채 대비 현금비율이 개선되면서 신용등급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S&P 글로벌은 최근 보고서에서 “뉴몬트의 광산 포트폴리오가 대형화됨에 따라 현금흐름 변동성도 증가했다“며 “비핵심 자산 매각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및 투자자 시각
금 가격은 2025년 9월 기준 온스당 1,900~2,000달러 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2023년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지만, 채굴 비용 증가와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광산업체의 마진 압박이 높아진 상황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장기적으로 금값이 추가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생산 원가가 높은 노후 광산을 정리하고 Tier 1 자산에 집중하는 전략이 뉴몬트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평가한다.
용어 해설
포트폴리오 최적화(portfolio optimization)란 기업이 보유한 자산·사업 중 수익성이 낮거나 전략적 중요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매각·축소해, 자본을 수익성 높은 핵심 분야로 재배분하는 과정을 말한다.
Tier 1 자산은 생산 규모, 수명, 비용효율성 등 3가지 요건을 고루 충족하는 프리미엄 광산을 지칭하며, 투자자들에게 가장 안전한 캐시플로(source of stable cash flow)를 제공하는 자산군으로 평가된다.
전망 및 결론
뉴몬트의 이번 지분 매각은 채무 축소, 배당 여력 확대, 핵심 광산 개발 재투자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뉴몬트가 2026년까지 20억 달러 이상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주주환원 정책 확대뿐 아니라 대규모 탐사 프로젝트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오를라 마이닝은 대규모 신규 주주의 유입 부담을 해소하며 지분 구조를 보다 안정화했다. 향후 캐나다·멕시코 프로젝트에서 공동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뉴몬트의 지분 매각 행보는 글로벌 금광업계의 규모의 경제 및 포트폴리오 재편 흐름을 반영한다. 향후 동종 업체의 M&A·자산 매각 추세가 가속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