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10월물 RBOB 가솔린 선물이 나란히 하락 마감했다. WTI는 전장 대비 -0.55달러(-0.87%) 내린 배럴당 62.70달러에, RBOB 가솔린은 -0.0309달러(-1.54%) 떨어진 갤런당 1.9792달러에 각각 장을 마쳤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 강세(DXY 지수 상승)가 원유와 가솔린 가격을 압박했고,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파이프라인 수출 재개 가능성이 추가적인 공급 증가 우려를 키우며 약세장을 부추겼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줄줄이 가동을 멈추면서 글로벌 공급 축소 요인이 동시에 부각돼 낙폭은 제한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라크 정부가 터키 제이한(Ceyhan) 항으로 연결되는 쿠르디스탄 파이프라인 원유 수출 재개안을 예비 승인했다고 전했다. 성사될 경우 최소 하루 23만 배럴(bpd) 규모의 물량이 국제 시장에 유입된다. 이러한 공급 확대 전망은 시장 심리상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 국제기관 전망과 공급과잉 경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2026년 글로벌 원유 초과 공급량 추정치를 하루 333만 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8월 전망치보다 36만 배럴 늘어난 수치로, OPEC+가 단계적으로 감산을 해제할 계획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IEA의 숫자는 시장에 ‘공급 과잉’ 공포를 자극하며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 용어 설명1
•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 OECD가 설립한 에너지 정책 협의·분석 기구로, 석유·가스 수급 보고서가 시장 가격 변동의 중요한 단초가 된다.
• OPEC+ :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이 모인 협의체로, 글로벌 원유 생산량의 약 40%를 통제한다.
• RBOB(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 : 미국에서 거래되는 가솔린 선물의 기준 품질을 말한다.
■ 우크라이나 드론·미사일 공격, 러시아 정유 가동률 급락
“우크라이나군이 9월 들어 사라바트(Salavat)·볼고그라드(Volgograd) 정유소를 포함한 복수의 러시아 시설을 타격해 하루 약 30만 배럴의 정제 능력이 멈춰 섰다.” — 현지 군 소식통
또한 키리쉬(Kirishi) 정유소가 9월 14일 드론 공격으로 정유 공정을 전면 중단했고, 발트해 연안 원유 송유·수출 허브 역시 피해를 입었다. 시장조사업체 케이플러(Kpler)는 9월 첫 3일간 러시아 정유 가동률이 498만 bpd로 3.25년 만의 최저치라고 집계했다. 이처럼 러시아산 제품 공급 차질은 국제유가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 미·서방 추가 제재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12일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인내심이 급격히 바닥나고 있다”고 밝히며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경제 제재를 경고했다. 미국은 G7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중국·인도에 최대 100%의 보복 관세 부과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 재고·수급 동향
조사업체 보텍사(Vortexa)는 9월 12일 기준 7일 이상 정박 상태로 저장된 부유식 원유가 전주 대비 7.2% 감소한 6,796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즉각적인 유통 가능 물량 축소로 해석돼 가격 지지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EIA(미 에너지정보청) 주간 통계
• 원유 재고: 5년 평균 대비 -4.7%
• 휘발유 재고: -1.6%
• 중간유(디스틸레이트) 재고: -7.4%
• 미국 원유 생산량: 1,348.2만 bpd(전주 대비 -0.1%), 지난해 12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363.1만 bpd보다는 소폭 낮다.
베이커휴스(Baker Hughes)에 따르면 9월 12일 기준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 수는 전주보다 2기 늘어난 416기였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최저치(410기)를 간신히 상회하는 수준이며, 2022년 12월 고점(627기) 대비로는 여전히 큰 폭의 감소치를 유지하고 있다.
■ OPEC+ 증산 결정과 시장 영향
OPEC+는 9월 7일 회의에서 10월부터 하루 13만7천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8~9월 결정했던 54만7천 배럴 증산폭보다 축소된 수치다. 동맹국들은 “시장 상황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만” 나머지 하루 166만 배럴 감산분을 순차적으로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8월 OPEC 회원국 산유량은 하루 28.55만 배럴로 전월 대비 40만 배럴 증가하며 2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합해 보면, 달러화 강세와 공급 확대 우려가 단기적으로 유가 하락 압력을 가하지만, 러시아 정유시설 피해, 부유식 재고 감소, 미국 및 OPEC+의 제한적 증산 등 상반된 수급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격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글쓴이(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어떤 종목도 직접·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