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생산적 통화’…APEC 정상회의서 대면 회담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19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무역, 펜타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틱톡(TikTok) 거래 등 핵심 현안을 논의했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한 이번 통화를 통해 오는 11월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직접 만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2026년 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시 주석의 방미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1은 시 주석이 통화에서 “미국이 신규 제한적 무역 조치를 자제해 달라”는 뜻을 전하며, 틱톡 문제에 관해선 “기업의 자율적 결정권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양국 간 갈등이 집중돼 온 바이트댄스(ByteDance) 미국 사업부 분리 이슈의 해결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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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반도체·제재 리스트…확전되는 기술 패권 경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틱톡 승인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곧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9월 초 미국 상무부는 중국 기업 32곳을 ‘엔티티 리스트(수출 제재 목록)’에 추가한 바 있으며, 중국 정부는 즉각 미국산 반도체에 대한 조사로 맞대응했다.

“전화 통화는 매우 좋았다. 다시 통화할 것이며, 틱톡 승인에 감사한다. APEC에서 만나기를 고대한다!” —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 소셜2

양국은 티타늄 소재·AI 칩·차세대 통신장비를 둘러싼 전략 경쟁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 간 직접 소통이 단기적으로는 ‘완화 신호’를 줄 수 있으나, 구조적 대립 구도는 여전하다고 분석한다.

러-우 전쟁·펜타닐 문제도 테이블 위로

트럼프와 시진핑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대(對)러 무역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공유했다. 또한 펜타닐 전구체 화학물질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문제를 협력 의제로 삼아, 정보 공유 및 단속 강화에 뜻을 같이했다.

통화는 지난 6월 이후 첫 직접 소통이다. 스콧 베슨트 미국 재무장관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마드리드에서 사전 협상을 벌여 틱톡 분리의 ‘프레임워크(기본 합의)’를 마련한 것이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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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정치 이벤트’이자 ‘경제 변수’

필자는 이번 통화를 ‘정치적 퍼포먼스’‘시장 안정 메시지’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평가한다. 첫째, 미국 대선 일정(2026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타협 카드’는 내수·외교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 자산이다. 둘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틱톡, 반도체, 엔티티 리스트 관련 불확실성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달러 강세·위안화 약세 흐름에 변동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무역 적자, 기술 탈취, 인권 문제 등 구조적 갈등은 해결된 바 없으며, 11월 APEC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날 경우 시장의 실망감이 증폭될 위험도 존재한다. APEC은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경제협의체로, 정상회의는 각국 통상정책을 조율하는 중요한 무대다.

한편, 트루스 소셜은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자체 플랫폼으로, 주요 공직자의 메시지가 신속히 확산된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 변수로 작용할 때가 많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1) 신화통신: 중국의 국가 통신사로,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한다.
2) 트루스 소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현 X)의 영구 정지 이후 만든 SNS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