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가 1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tariffs)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압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해 남은 두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년 9월 19일, CNBC 뉴스에 따르면 카시카리 총재는 이미 9월 FOMC가 단행한 0.25%포인트(¼ percentage point) 인하를 포함해, 연내 총 세 차례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그가 이전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도표)에서 제시했던 두 차례보다 한 번 더 많은 횟수다.
보다 완화적인(more dovish) 통화정책 시각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연준의 2% 목표를 상회하고 있다. 그럼에도 카시카리 총재는 노동시장 둔화 조짐과 트럼프 행정부 관세의 한시적 특성을 근거로 들어 “
관세가 일회성(one-time effect)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요인인지가 관건이다. 몇 년 안에 그 효과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한다
”고 강조했다.
FOMC의 표결 구조상 카시카리 총재는 올해 의결권이 없으며 차기 의결권은 2026년에나 돌아온다.※ FOMC는 뉴욕 연은 총재와 이사회 7명, 그리고 지역 연은 총재가 교대로 표결권을 갖는 구조다.
이번 회의에서는 11 대 1이라는 예상보다 큰 격차로 금리 인하가 가결됐다. 월가 일부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위원 간 입장차보다 컨센서스(합의)가 강했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회의는 제롬 파월 의장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 온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 신임 이사가 처음으로 참여해 주목됐다.
그러나 카시카리는 “이번 회의에서 특별한 불협화음은 없었다”며 “눈에 띄게 평범한(unremarkable) 회의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파월 의장에 대한 공개적 비판이 회의장 안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용어 설명 및 맥락
① 점도표(dot plot)는 FOMC 위원 18명이 각자 예상하는 향후 연방기금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해 시장에 공개하는 자료다. 점들의 분포로 연준 내부의 금리 전망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지만, 공식 지침이 아닌 개인 전망치라는 점에서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
②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기준금리 조정·양적완화(QE) 등 시장 유동성 조절을 담당한다. 정규회의는 연 8회 열리며, 매년 일부 지역 연은 총재의 회전식 의결권으로 운영된다.
③ 비둘기파(dovish)는 물가보다 고용·성장을 중시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입장을 의미한다. 반대 개념인 매파(hawkish)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시해 긴축 기조를 지지한다.
● 기자 관전평
카시카리 총재는 지난 수년간 ‘비둘기파의 대표 주자’로 꼽혀 왔다. 그는 평균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동안 물가가 2%를 상회하도록 용인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이번 발언 역시 같은 맥락에서, 노동시장 냉각 및 관세 효과의 희석을 근거로 선제적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실제로 2024년 하반기 이후 미국 고용지표는 확장세 둔화를 나타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준은 다소 공격적인 통화 부양책을 검토할 공산이 크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웃도는 상황에서 추가 인하가 정책 여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결국 물가와 고용 간 균형이라는 연준의 법적 의무(dual mandate)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쟁점이다. 카시카리의 시각은 ‘고용 안정’에 더 방점을 찍고 있으며, 관세를 물가상승의 구조적 요인이 아닌 일시적 가격 충격으로 본다. 반면, 매파 위원들은 공급 측 요인이든 수요 측 요인이든 물가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서둘러 긴축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연준 내부의 이러한 기조 차이는 시장에 ‘점도표 분산 확대→정책 불확실성’으로 비칠 수 있으나, 카시카리는 “이번 회의가 놀라울 정도로 평이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는 파월 의장이 강조해 온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결정’ 원칙이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한다.
● 향후 전망
시장에서는 11월과 12월 FOMC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약 6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시카고상품거래소 FedWatch 자료 기준). 만약 카시카리의 예상처럼 총 세 번의 인하가 성사되면, 연말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는 4.75~5.00%에서 4.25~4.50%로 낮아진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행보가 증시 밸류에이션과 달러화 흐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 과정에서 리세션(경기침체) 신호가 재점화될 경우, 연준은 더 공격적인 부양책을 강구할 여지도 있다.
다만,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일부 대중(對中) 관세는 유지되고 있어, 공급망 재편과 기업 마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이어진다. 이는 카시카리가 언급한 ‘일회성’ 시나리오와 충돌할 여지를 남긴다.
결국 “관세 충격의 지속 기간”과 “노동시장 냉각 속도”가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시카리의 목소리는 표결권이 없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연준 내부 여론 형성과 시장 기대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