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Citi)가 인텔(INTC)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하며 시장 기대감을 경계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인텔이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한 이후 급등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휴가 향후 실적에 미칠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2025년 9월 1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씨티는 인텔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Neutral)’에서 ‘매도(Sell)’로 하향 조정했다. 동시에 목표주가를 24달러에서 29달러로 상향했지만, 이는 5.1% 하락 여력을 시사하는 수치다.
씨티 반도체 담당 크리스토퍼 데이널리(Christopher Danely)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
현재 주가는 인텔이 첨단 파운드리(foundry) 사업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이미 반영하고 있으나, 우리가 보기에 그 성공 가능성은 극히 낮다
”고 지적했다.
파운드리란 다른 반도체 설계 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칩을 생산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특히 ‘첨단(leading-edge) 파운드리’는 5나노미터(nm) 이하 공정을 적용해 고성능·저전력 칩을 생산하는 분야로,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 수율(수익성 있게 양산할 수 있는 비율)이 필수 요건이다.
전날 인텔은 엔비디아가 자사에 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해 주가가 하루 만에 22% 이상 뛰었다. 이는 1987년 10월 29일(26.4% 급등) 이후 최고의 일일 상승률이다.
양사 합의에 따라 인텔은 엔비디아의 그래픽 기술(GPU)을 자사 중앙처리장치(CPU)에 통합하는 동시에, 파트너사의 인공지능(AI) 플랫폼용 CPU도 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씨티는 “이미 멀티코어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높은 AMD 제품이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에서, 타사 GPU를 단순 탑재한다고 해서 인텔 CPU가 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CPU는 PC 성능의 핵심이며, 경쟁사 기술을 넣었다고 해서 근본적 성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 크리스토퍼 데이널리
또한 씨티는 양사가 추진 중인 AI 협업 모델의 총주소가능시장(TAM·Total Addressable Market)이 10억~20억 달러로 크지 않아 ‘큰 폭의 수익 기여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투자의견 하향 직후, 인텔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0.5% 하락하며 시장의 신중한 반응을 반영했다.
LSEG(구 리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인텔을 분석하는 월가 47개 기관 중 39곳이 ‘보유(Hold)’ 의견을 유지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미온적(Lukewarm)’ 성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문용어 해설
총주소가능시장(TAM)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론적으로 차지할 수 있는 최대 시장 규모를 의미한다. 파운드리는 칩 생산을 수탁받아 제조만 담당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며, ‘첨단 공정’의 경우 5nm 이하 미세공정에서 생산 효율과 수율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자 시각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단기적 주가 반등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근본적으로는 파운드리 수율·공정 경쟁력, 그리고 AMD와의 가격·성능 구도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씨티의 ‘매도’ 의견은 이러한 근본적 과제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인텔이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면, 향후 분기 실적과 첨단 공정 로드맵에서 구체적 성과를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