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로이터—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시동하면서, 주택 관련 종목이 증시 내 대표적인 수혜처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9월 1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4.0~4.25% 구간으로 조정했으며, 노동시장 부진을 이유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모기지 금리 하락과 주택 시장 회복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주택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실제 PHLX Housing Index(필라델피아 주택지수)는 올 3분기 들어 16% 이상 급등해 같은 기간 S&P 500(+7%)을 두 배 이상 상회했다. 다만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S&P 500의 누적 상승률에 못 미친다. DR호튼(DR Horton) 주가가 30% 넘게, KB홈(KB Home)과 톨브러더스(Toll Brothers)가 각각 20%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견인했고, 홈디포(Home Depot)·로우스(Lowe’s) 등 주택 리모델링 소매업체도 14~21%의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와 모기지 시장: ‘6% 벽’이 핵심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9월 12일로 끝난 주에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평균 금리는 6.39%로 하락해 2024년 10월 초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연말까지 모기지 금리가 6% 수준에 접근할 것”
이라는 KBW(Keefe, Bruyette & Woods) 전망도 나오면서, 시장은 5%대 진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 5%대 진입을 주택 시장 반등의 ‘마지노선’으로 지목한다.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잭 야나시에비츠 전략가는 “모기지 금리가 5% 중반대로 내려오면 주택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전히 불안한 주택 지표
그러나 거시 지표는 ‘완연한 회복’과는 거리가 있다. 8월 미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2년 반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주택 시장 상황을 “약하다(weak)”고 직접 언급하며,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수적임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정책금리를 낮춰도 10년물 미 국채금리(약 4.1%)가 모기지 금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계한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완강하게 유지돼 장기금리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모기지 금리의 하락 폭도 제한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연내 몇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지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한다.
경제지표 일정과 변동성 요인
이번 주와 다음 주에는 2분기 GDP 수정치, 제조·서비스업 PMI, PCE 물가 지수 등 굵직한 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웨드부시(Wedbush)의 세스 바샴 연구원은 “연준이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경로를 고수함에 따라 향후 노동시장·물가 지표 주변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머피앤실베스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폴 놀트 수석 전략가 역시 “주택 거래(turnover)가 활발해지면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긍정적”이라며, 향후 발표될 기존·신규 주택 판매 지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보 투자자를 위한 용어 해설
PHLX Housing Index는 미국 필라델피아거래소가 산출하는 주택 섹터 지수로, 주택 건설사·건자재·주택 금융 등 20여 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S&P 500 대비 변동성이 높아 ‘경기 민감지수’로 분류된다.
모기지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의미하며, 30년 고정금리 상품이 시장의 대표 추세 지표로 활용된다. 이 금리는 연준 정책금리보다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PCE 물가 지수(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rice Index)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로, 소비자가 실제 지출한 품목 가격 변화를 반영한다.
시장 영향과 전망
연준의 금리 인하가 ‘빅테크’에 집중된 증시 상승 랠리를 소형주·소비재·주택주 등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앙겔로 쿠르카파스 수석 전략가는 “완화 사이클이 시작됐다면 주택주는 대표적 수혜 섹터”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고착화 시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며,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장기금리 흐름, 추가 금리 인하 속도, 주택 지표 개선이 맞물려야 주택주의 중·장기 랠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단기 반등 뒤 모멘텀 조정 구간이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