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쏘 항공(Dassault Aviation)이 보파 증권(BofA Securities)으로부터 투자의견 하향 조정을 받았다. 프랑스 대표 항공·방위 기업인 다쏘 항공은 라팔 전투기와 팰컨 비즈니스 제트기로 잘 알려져 있으나, 신규 기종 양산에 따른 수익성 둔화 전망이 제기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보파 증권은 다쏘 항공의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Neutral)’에서 ‘언더퍼폼(Underperform)’으로 한 단계 낮추고, 12개월 목표주가를 310유로에서 290유로로 6.5%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25~2028년 영업이익(EBIT) 전망치를 10~19% 축소한 결과다. 보파 애널리스트들은 “2024~2029년 동안 시장 컨센서스가 기대하는 350bp(기준점수) 이상의 마진 확대는 과도하게 낙관적”이라고 판단했다.
주요 조정 사유: 마진 압박·EPS 둔화·방위 매출 편중
다쏘 항공 매출의 약 65%는 라팔 전투기를 비롯한 국방 부문에서, 35%는 팰컨(Falcon) 비즈니스 제트 부문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국방 매출 상당 부분이 프랑스 정부에 집중돼 있어, 최근 급증하는 유럽 방위 예산 확대로 인한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차세대 전투기 사업(FCAS·Future Combat Air System)에서 프랑스·독일 간 지분 구조 및 지적재산권(IP) 갈등이 지속되며 프로그램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부각됐다.
“1새 기종 생산 초기에는 기존 기종 대비 원가 구조가 불리하다”
라는 에리크 트라피에(Eric Trappier) 최고경영자(CEO)의 실적 컨퍼런스콜 발언은, 학습곡선(Learning Curve) 효과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팰컨 6X와 10X가 수익성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파 증권은 해당 비즈니스 제트 프로그램이 최소 2030년까지 영업이익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전망치 조정
보파 증권은 조정 EPS가 2025년 9.9% 감소한 12.1유로에 머물 것이라 예상한다. 이후 2026년 15.6유로, 2027년 18.4유로로 회복하겠지만 이전 전망치 대비 여전히 낮다. 배당금은 2025년 4.72유로에서 2027년 5.12유로로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에이션 멀티플 변동
P/E(주가수익비율)는 2023년 26.8배에서 2025년 24.2배로, EV/EBITDA(기업가치/상각전영업이익) 역시 2023년 27.5배에서 2027년 11.5배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EV/EBITDA는 기업가치(EV)를 현금흐름에 가장 가까운 지표인 EBITDA로 나눈 값으로, 높은 숫자는 상대적 고평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하향 조정은 투자심리 악화를 반영한다.
자유현금흐름(FCF) 악화 가능성
라팔 수출물량에 대한 선수금 효과로 2021~2024년 FCF가 개선됐으나, 보파 증권은 2026년 -4억6,500만 유로, 2027년 -8억3,100만 유로의 음(負) 현금흐름 전환을 예상했다. 12~18개월 내 라팔 추가 수주가 없을 경우,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돼 현금 창출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FCAS 불확실성
FCAS는 다쏘 항공·에어버스·스페인 인드라(Indra)가 협력해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 단계에서 매출 기여도는 미미하지만, 사업이 좌초될 경우 다쏘 항공 투자 스토리에 장기적 불확실성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보파 측 설명이다.
주가 및 섹터 비교
다쏘 항공 주가는 연초 이후 49%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유럽 방위 섹터는 119% 급등했다. 보파 증권은 다쏘 항공이 2028년 EV/EBIT 11.5배로 섹터 평균(14배) 대비 할인 거래되고 있음에도, 유럽 재무장 수혜가 제한적이고 FCAS 변수가 불투명한 만큼 ‘할인 요인이 정당화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반응
국내외 항공·방위 애널리스트들은 ‘라팔 추가 수주 여부’와 ‘팰컨 10X 생산 속도’가 중장기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 입을 모은다. 일부에서는 에어버스나 레오나르도와 같은 타 방위 기업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다쏘 항공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용어·배경 설명
● EBIT(영업이익)은 기업의 본업으로부터 발생한 이익으로, 세전‧이자비용 전 이익을 의미한다.
● EPS(주당순이익)은 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기업 실적을 주가와 비교할 때 활용된다.
● EV/EBITDA는 기업가치(EV)를 현금흐름 지표(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로 나눈 비율로, 기업 간 가치평가 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 학습곡선 효과란 공정이 성숙해질수록 생산 원가가 낮아지는 현상으로, 항공기 신모델 초도 생산 시 마진이 낮게 나오는 이유를 설명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2026~2027년 음(-)의 FCF 전망을 반전시킬 신규 라팔 수주 여부
② FCAS 파트너십 재협상 성과 및 독일·프랑스 정부 간 예산 배분 합의
③ 팰컨 6X·10X 생산 속도 및 시장 점유율 확대
결론적으로 보파 증권은 마진 압박·EPS 하향·현금흐름 악화·FCAS 리스크를 종합 고려해 다쏘 항공의 ‘언더퍼폼’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공격적 방위예산 확대에 따른 유럽 방위 섹터 활황 속에서도, 다쏘 항공이 상대적 수혜를 덜 누릴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