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상승에 힘입은 달러, 연준 독립성 우려는 부담

달러 인덱스(DXY)가 19일(현지시간) 0.50% 상승 마감하며 다시 탄력을 받았다.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재화 가격 상승이 물가에 파급되고 있으며 2026년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누적될 수 있다”고 경고한 데다, 미 국채(10년 만기) 금리가 뛰면서 달러 투자 매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2025년 9월 19일, 바차트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고, 9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가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좁아졌다는 점도 달러 강세에 기여했다.


■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도 상존
시장의 긍정적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은 달러를 누르는 잠재 리스크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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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Fed 이사)을 해임하려 한다는 소식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소속 스티븐 미런이 Fed 이사직 겸임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외국인 투자자의 달러자산 매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 노동·경기 지표: “美 경기 탄탄”
미 노동부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1천 건으로 전주 대비 3만3천 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컨센서스(24만 건)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같은 날 발표된 9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는 전월 대비 23.5포인트 급등한 23.2를 기록, 시장 예상치 1.7을 크게 상회하며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8월 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5% 하락해 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연방기금선물 가격에 따르면, 시장은 10월 28~29일 열릴 FOMC에서 93% 확률로 0.25%p 추가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 유로화·엔화 동향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0.20% 하락했다. 독일 정부가 4분기 국채 발행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20% 많은 905억 유로(약 1천7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힌 점이 재정 악화 우려를 키워 유로 약세를 심화시켰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실상 추가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했다는 인식이 손실폭을 제한했다(10월 30일 회의에서 0.25%p 인하 가능성 2%로 가격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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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USD/JPY) 환율은 0.59% 상승, 엔화는 1주일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니케이225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됐고, 미국 지표 호조로 미 국채 금리가 뛰자 엔화의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됐다. 앞서 고이즈미 마코토 일본 농림수산상이 집권 자민당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재정 확장 기조가 예상된 것도 엔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 금·은값 하락…국채 금리·달러 강세 탓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39.50달러(1.06%) 하락, 은 선물은 0.034달러(0.08%) 내렸다. 강달러와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이 귀금속 가격을 압박했고, S&P500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안전자산 수요도 줄었다. 전일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경고 발언 역시 “금리 인하 여력 축소”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그럼에도 전날 FOMC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고 연말까지 추가 0.50%p 인하를 시사한 점, 미·중 관세 갈등과 미 행정부의 연준 압박, 프랑스·일본의 정치 불확실성 등 지정학적 위험은 금 가격을 지탱하고 있다. 실제 최근 근월물(U25) 금 선물은 사상 최고치 3,698.60달러, 은 선물은 14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도 지속된다. 16일 기준 글로벌 금 ETF 보유량은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은 3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 용어 한눈에 보기
*T-note(Treasury note): 만기 2~10년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달러 자산 수익률이 높아져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선행지수(Leading Indicators): 경기 선행성을 띤 10개 지표를 합산한 지표. 마이너스 전환은 경기 둔화를 시사한다.
*스왑시장에서의 금리베팅: ECB·FOMC 정책 회의 결과에 대한 파생상품 시장의 확률 평가를 의미한다.


■ 기자의 시각
연준이 연내 추가 완화 의지를 유지하더라도 국채 금리가 정책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상승한다면 달러 강세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10월 FOMC 이후 물가·고용 지표가 호조를 이어갈 경우, 시장이 반영한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시나리오가 흔들리며 달러 매수세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반대로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압박이 노골화되고,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바스켓 다변화를 시도할 경우 달러의 기축통화 프리미엄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