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헬스케어, 중국 사업부 매각·지분 판매 검토

[단독] GE 헬스케어, 중국 사업 전략 대전환 모색

미국 의료기기 제조업체 GE 헬스케어(GE Healthcare)가 중국 내 사업부의 지분 매각 또는 전면 매각을 포함한 여러 전략적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논의는 외부 자문사와 함께 진행 중이며, 거래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2025년 9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구체적인 밸류에이션은 유동적이다. 사안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기밀성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하면서 “전면 매각 외에도 중국 내 파트너를 찾거나 일부 지분만을 매각하는 방안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GE 헬스케어가 중국 사업부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최초 보도한 바 있다. 시장가치가 약 340억 달러(약 45조 원)에 달하는 GE 헬스케어 본사 측은 “시장 루머에는 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중국 환자에 대한 지원 의지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GE 헬스케어의 중국 사업부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 스캐너를 비롯한 다양한 진단·치료 장비를 현지에서 제조한다. 현재 6개의 생산 기지를 운영 중이며, 중국 매출은 2024년 기준 약 15% 감소했다. 회사 측은 대(對)중국 관세 부담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올해 7월 열린 실적 설명회에서 라울 앤드르헤이트 CFO는 “공급망 재배치를 통해 관세 친화적 지역으로 생산 능력을 옮기는 작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혀, 중국 의존도 축소 움직임을 시사했다.

정치적 긴장·경쟁 격화·경기 둔화라는 ‘삼중고’ 역시 매각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미·중 갈등 장기화 속에서 다국적 의료기기 업체들이 현지 국산 브랜드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목

설명 CT는 X선을 이용해 인체 단면을 확인하는 장비, MRI는 강한 자기장을 활용해 방사선 노출 없이 조직 구조를 관찰하는 고가 장비다. 두 제품 모두 병원의 필수 진단 기기로, 총 보유 대수에 따라 병원의 의료 수준이 평가되기도 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AmCham Shanghai)가 이달 발표한 연례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5년 중국 사업 전망에 ‘낙관적’이라고 답한 미국 기업은 작년보다 6%포인트 하락한 41%%에 머무르며, 1999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 또한 9월 17일 중국 제약 합작법인 지분 60%를 매각하기로 합의하면서, 다국적 제약·의료기업의 중국 철수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의료기기 업계 전문가들은 GE 헬스케어가 ‘현지 파트너십’과 ‘지분 일부매각’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전체 매각은 정부 승인 절차와 안보 심사에서 불확실성이 큰 반면, 소수 지분 매각은 자본 유입과 리스크 분산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반 진단’과 ‘스마트 병원’ 등 차세대 의료 트렌드가 부상하는 가운데, 현지 기업과의 협업은 기술 내재화와 시장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지속되는 한, 고급 의료영상 장비가 전략물자로 분류될 위험은 상존한다. GE 헬스케어가 어떠한 의사결정을 내리더라도 규제 리스크 관리와 공급망 재편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 발언 “해외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현상은 특정 기업 이슈라기보다 거시적인 탈중국화(de-risking) 흐름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향후 일정 및 체크포인트

현재 GE 헬스케어와 자문사 간 사전 검토가 진행 중이며, 향후 예비입찰(Indicative Bid)이 실시될 경우 구체적인 매각 구조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중국 정부 및 미국 CFIUS(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승인 절차는 거래 성사 여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1) 거래 대상 자산 범위, 2) 매각 후 관계 유지 조건, 3) 현지 경쟁사 반응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내 고부가가치 의료 영상 시장에서 GE 헬스케어가 보유해온 브랜드 프리미엄이 유지될지 여부가 장기적 실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