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차입 급증…리브스 재무장관의 예산 운신 폭 좁아졌다

런던발 영국 재정 리스크 확대

영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재클린(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 재무장관이 오는 11월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한층 까다로운 수치를 마주하게 됐다.

2025년 9월 1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4월부터 8월까지 누적 838억 파운드(약 1,133억 9,000만 달러)를 차입해 영국 예산책임처(OBR·Office for Budget Responsibility)가 올해 초 제시한 전망치보다 114억 파운드 많았다. 이는 신세 정부 재정정책의 기반이 되는 세입‧세출 시나리오가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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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 달 동안만 따지면 차입 규모는 거의 180억 파운드에 달했다. OBR가 예상했던 125억 파운드 초과분(12억 5,000만 파운드)을 훌쩍 뛰어넘었고,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중간값 127억 5,000만 파운드)

도 크게 상회했다.

■ 용어 설명: 영국 예산책임처(OBR)
영국의 독립 재정 감시 기구로, 정부의 경제전망·재정전망을 제시해 의회와 국민이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파악하도록 돕는다. OBR의 전망치는 정부 예산 편성의 근간이 되며, 시장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재정적자 확대는 국채 발행 증가, 금리 부담 가중, 성장동력 확보라는 세 갈림길을 동시에 의미한다. 특히 영란은행(BoE)의 긴축 기조가 지속될 경우, 국채 이자 비용 상승은 리브스 장관이 공언해온 주요 공공투자 계획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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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차입 증가가 경기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지, 아니면 구조적 세입 부진의 결과인지는 11월 예산안에서 확인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지출 절감잠재적 증세 모두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재무부는 OBR가 3월 전망에서 제시한 2025/26 회계연도 순차입 목표를 재조정할 수 있다. 차입 확대가 계속된다면 신용평가사들의 영국 국가신용등급 재검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파운드 환율, 국채 수익률, 해외 투자자 심리 등으로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한편 리브스 장관은 아직 구체적 지출 삭감안이나 새로운 세수 확대 방안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시장은 “11월 예산 발표 이전까지는 재정 불확실성 리스크가 상존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