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캐피털 마켓이 영국 장비 임대업체 애쉬티드 그룹(Ashtead Group plc)의 투자의견을 기존 ‘섹터 퍼폼’에서 ‘언더퍼폼’으로 한 단계 낮추며, 단기 주가 흐름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브로커리지는 비용 상승, 업계 공급 과잉, 경쟁 심화, 거시경제 변수 등을 복합적 리스크로 지목하고 주당 4,600펜스의 새 목표가를 제시해 현 주가(5,362펜스) 대비 약 13% 하락 여지를 예상했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RBC는 보고서에서 애쉬티드에 대한 마이크로·테크니컬·매크로 차원의 다양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며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동 보고서는 최악의 경우 3,275펜스(-37%), 낙관적 시나리오 6,775펜스(+28%)도 제시해 변동성 확대를 경고했다.
비용 구조 악화가 첫 번째 경고 신호다. 회사 차원에서 감가상각비는 수년간 임대 매출 증가율을 상회해 왔다. 2025 회계연도 기준 감가상각비는 그룹 임대 매출의 23%에 달했으며, 이는 원가 기준 190억 달러 규모의 장비 보유량이 뒷받침하고 있다.
RBC는 컨센서스가 전제한 임대 매출 증가율을 적용할 경우 2028 회계연도 EBITA가 실제보다 약 11% 과대평가돼 있다고 추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숙련 인건비·수리·물류비 상승으로 EBITDA 마진 확대 여지가 제한적
이라며 수익성 압박을 강조했다.
업계 공급 과잉도 부담 요인이다. 다목적 장비 시장의 과잉 재고는 임대 단가를 억제하고 있으며, 경매 데이터 역시 핵심 장비 카테고리의 현물 가치 하락을 뚜렷이 보여준다. 예컨대 8월 포크리프트(forklift) 경매가는 전년 동월 대비 6.1% 하락했고 재고는 27.7% 증가했다. 텔레핸들러(telehandler)는 3.7% 하락·21% 증가, 에어리얼리프트(aerial lift)는 4.9% 하락·4.2% 증가를 기록했다.
※ 용어 해설
텔레핸들러는 지게차와 크레인의 기능을 합친 다목적 건설 장비로, 고지 작업이나 거친 지형에서 자재를 운반할 때 쓰인다. 에어리얼리프트는 작업자가 고소(高所)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상승시키는 장비를 말한다.
경쟁 심화도 변수다. 블룸버그는 미국 임대 시장 신흥 강자인 EquipmentShare가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IPO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RBC는 EquipmentShare의 대형 자금 조달이 미국 임대 시장 금리·자본 조달 환경에 의문을 던지며, 애쉬티드가 자본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직접적인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
고 평가했다.
애쉬티드는 2026년 초 미국 상장을 준비 중이다. RBC는 퍼거슨(Ferguson)이 2022년 미국 상장 직전 동종사 대비 부진했던 전례를 들어 AHT는 현재 영국 시장에서 ‘독특한 자산’으로 여겨지지만, 미국 상장 시 그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
며 단기 변동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거시경제 변수도 부정적이다. 애쉬티드 주가는 과거 미국 주택건설업체 지수 및 기존주택 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왔다. 그러나 미국 주택 구매력은 여전히 낮아, 지역 임대 수요 회복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 또한 숙련 노동력 부족은 프로젝트 일정 지연과 물량 회복 지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RBC는 지적했다.
RBC는 실적 추정치는 유지했다. 2026 회계연도 매출은 110억 달러, 2028년 124억 달러로 예상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026년 365.5센트, 2027년 409.8센트, 2028년 477.6센트를 제시했다. 배당은 2026년 112센트에서 2028년 142센트로 늘어나 배당수익률이 1.5%에서 2%로 개선될 전망이다.
RBC는 “장기적으로 애쉬티드의 시장 지위는 견조하지만, 단기 리스크가 보상을 상회한다”며 “순환주(cyclicals) 가운데 더 나은 가치 종목이 존재한다”고 결론지었다.
기자 해설: 이번 하향 조정은 감가상각, 인건비, 물류비 등 내부 비용 압력과, 포크리프트·텔레핸들러와 같은 핵심 장비 가치의 시장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 부담을 재확인했다. 특히 미국 주택 시장 둔화 및 노동력 부족은 건설·산업 현장의 장비 임대 수요를 직접 타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매출 성장률보다 현금흐름과 장비 회전율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