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런던 ICE 코코아 선물 가격이 서아프리카의 우호적인 기상 환경에 따른 공급 안도감으로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현지시각 5월물 뉴욕 ICE 코코아(CCK25)는 전장 대비 -56달러(-0.69%) 떨어졌고, 런던 ICE 5월물 코코아(CAK25) 역시 -88파운드(-1.39%) 내렸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의 맑고 건조한 뒤 이어진 적절한 강우가 코코아 꼬투리(pod) 발달을 돕고 있어 4~6월에 수확하는 중간 수확(mid-crop) 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유효하다. 향후 생산량 확대 기대가 가격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월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4/25 시즌 전 세계 코코아 시장이 14만 2,000t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4년 만에 처음으로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상황이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생산량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484만t으로 추정됐다.
재고 회복세도 하락 압력이다. 1월 24일 126만 3,493포대로 21년 만의 최저치를 찍었던 미국 ICE 등록 창고의 코코아 재고는 3월 23일 기준 178만 4,552포대(4개월 반 만의 고점)로 반등했다.
코트디부아르 중간 수확 전망
세계 최대 생산국 코트디부아르의 올해 중간 수확 예상치는 40만t으로, 전년 44만t 대비 9% 감소가 예상된다. 수확량 둔화 우려가 가격 하락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3월 23일까지 농가가 항구로 출하한 누적 원두 물량은 143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35% 이상의 급증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속도가 둔화됐다.
수요 부진 시그널
시장에선 수요 둔화가 또 다른 하락 압력으로 언급된다. 허쉬(Hershey)와 몬델리즈(Mondelez) 경영진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치솟는 원료비가 초콜릿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2월 4일 몬델리즈 최고재무책임자(CFO) 루카 자르멜라는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 코코아 소비 감소 조짐이 관찰된다”고 밝혔다. 2월 18일 같은 회사는 “코코아 급등으로 초콜릿 소비자가격이 최대 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쉬 역시 2월 6일 “높은 코코아 가격 탓에 레시피를 조정해 다른 원료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나이지리아가 1월 코코아 수출을 전년 대비 27% 늘린 4만 6,970t을 기록했다고 2월 27일 발표했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5위 생산국으로, 추가 물량이 국제 가격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한편 고가 현상은 2023년 4분기 분쇄(grinding)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1월 9일 유럽코코아협회(ECA)는 4분기 유럽 분쇄량이 전년 대비 5.3% 감소한 33만 1,853t을 기록해 4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아시아코코아협회(CAA)는 아시아 분쇄량이 0.5% 감소한 21만 111t으로 4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북미 역시 전미제과협회(NCA)가 집계한 결과 4분기 분쇄량이 1.2% 줄어든 10만 2,761t에 그쳤다.
두 번째 생산국 가나의 2024/25 생산 전망은 악화됐다. 가나코코아위원회(Cocobod)는 12월 올해 수확량을 61만 7,500t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8월 전망치(65만t) 대비 5% 감소한 수치다.
ICCO는 2월 28일 “2023/24 시즌 전 세계 코코아 시장은 44만 1,000t의 공급 부족을 기록해 60여 년 만의 최대 적자”라고 밝혔다.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전년 대비 13.1% 감소한 438만t에 머문 탓이다. 같은 기간 재고/분쇄 비율은 27%로 46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 용어 설명
•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원자재·선물 거래를 중개하는 글로벌 거래소.
• CCK25·CAK25: 각각 뉴욕·런던 거래소에서 2025년 5월 인도분 코코아 선물 계약을 의미.
• 분쇄(Grinding): 코코아 원두를 가공해 코코아 버터·분말을 얻는 공정으로, 실제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 ICCO: 1973년 설립된 정부 간 조직으로, 회원국의 코코아 정책을 조율하고 통계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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