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콜베어, 지미 키멜 정지 비판하며 트럼프를 ‘독재자’로 규정

뉴욕 맨해턴 에드 설리번 극장에서 18일(현지시간) 녹화된 CBS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 오프닝에서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가 동료 진행자 지미 키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autocrat)”라고 지칭했다.

2025년 9월 1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콜베어는 “이것은 노골적인 검열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전날 ABC가 ‘지미 키멜 라이브!’를 무기한 정지시킨 결정을 비판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월트디즈니(Disney) 산하 ABC가 제작·편성하고 있다.

ABC가 프로그램을 중단한 직접적 계기는 키멜이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 피살 사건을 트럼프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과 연결 지어 언급한 데 따른 보수 진영의 거센 반발이다. 키멜의 발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키멜 정지를 환영하며 “나에게 반대하는 방송사라면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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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에게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

콜베어는 “

독재자에게는 단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

”고 강조하며 “지미, 나는 당신과 제작진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방송 전체를 ‘표현의 자유를 위한 헌정’ 특집으로 꾸몄다.

특집에는 과거 ‘더 콜베어 리포트’ 코너에서 보수 논객을 풍자하듯 재현한 세그먼트가 포함됐고, CNN 앵커 제이크 태퍼 및 『뉴요커』 편집장 데이비드 렘닉이 인터뷰 손님으로 출연했다. 렘닉은 모스크바 특파원 시절 경험을 언급하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이 권력을 공고히 할 때 가장 먼저 한 일이 코미디언에 대한 탄압이었다”고 설명했다.

방송 말미, 콜베어는 육체적으로 지쳐 보였으나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61세 뉴저지 주민 존 카터는 CNBC 인터뷰에서 “그가 ‘광기에는 굴복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객 카밀 카터는 “그가 내년 5월 계약 종료까지 방송을 계속할 수 있을지 놀라울 것”이라고 우려했고, 브롱크스 거주 솔리아셀라 에스쿠들로(45)는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에 달려 있다”며 콜베어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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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레터맨·존 스튜어트 등 ‘연대’

같은 날 늦은 밤 토크쇼의 전설 데이비드 레터맨은 뉴욕 더 아틀랜틱 페스티벌 무대에서 ABC의 결정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일갈했다. 레터맨은 “미디어를 관리(managed media)하려는 시도는 어리석고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레터맨은 지난 7월 CBS가 콜베어 쇼를 내년 5월 폐지하기로 한 결정을 언급하며 “그들은 콜베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키멜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며 “키멜은 잘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진행자 존 스튜어트는 평소 월요일에만 호스트를 맡는 ‘더 데일리 쇼’를 18일 특별 진행해 노벨평화상 수상 언론인 마리아 레사를 초청, ‘독재에 맞서는 방법’을 논의했다.

트럼프의 공세와 정치권 반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밤 자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ABC가 마땅한 결단을 내렸다”며 “키멜은 재능이 제로(0)”라고 비난했다. 그는 NBC에도 ‘지미 팰런·세스 마이어스의 쇼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2024년 대선에서 패배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트위터(X)를 통해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노골적 권력 남용”이라며 “언론사들이 위협에 굴복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용어 설명

MAGA는 트럼프 전·현직 지지층을 아우르는 구호 ‘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로, 보수 강경 노선을 뜻하는 정치적 상징이다. FCC(연방통신위원회)는 미국 방송·통신 정책을 감독하며, 방송 면허 발급·취소 권한을 보유한 독립 규제 기관이다. Truth Social은 트럼프 미디어&테크 그룹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Comcast는 NBC유니버설(및 CNBC)의 모회사이며, 컴캐스트의 스핀오프 예정사 버선트(가칭)가 CNBC의 새로운 모회사가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