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월트디즈니(Walt Disney) 경영진이 방송 정지 처분을 받은 미국 ABC 심야 토크쇼 사회자 지미 키멜(Jimmy Kimmel)을 조만간 면담해 프로그램의 향후 진행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2025년 9월 18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사정을 잘 아는 익명 소식통 3명은 디즈니 측이 “Jimmy Kimmel Live“의 재방송 가능성을 중심 의제로 삼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양측이 프로그램을 복귀시키기 위한 구체적 절차—편성 조정, 사과 수위, 내부 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포함—에 대해 심층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가 소유한 ABC 방송국은 17일(현지 시각)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 암살 사건에 대한 키멜의 발언을 문제 삼아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중단 조치는 커크 피살 이후 언론인·학계·교사·기업 임직원이 해당 사건에 대해 발언했다가 징계를 받은 일련의 사례 중 가장 최근 사례로 기록됐다.
키멜은 평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정치풍자 모놀로그로 유명하다. 그는 문제의 방송에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일당이 찰리 커크를 살해한 범인을 자신들과 무관한 인물로 둔갑시키려 하며 정치적 득점만 노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주말 동안 우리는 새로운 저점에 도달했다. MAGA 무리가 찰리 커크를 살해한 이 청년을 자기 편이 아니라고 우기며 정치적 점수 따기에 혈안이 돼 있다.” — 지미 키멜
이 발언 직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브렌던 카(Brendan Carr) 위원장은 지역 방송사에 “Jimmy Kimmel Live” 송출 중단을 권고하면서 “왜곡 발언이 반복될 경우 조사 착수·벌금·면허 박탈 등 행정 제재가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 영국 국빈 방문 중 “키멜이 커크에 대해 끔찍한 말을 했다는 이유로 응분의 처벌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커크는 청년 보수층의 트럼프 지지를 이끌어 낸 가장 핵심적인 정치 파트너로 평가받는다.
디즈니 본사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주요 용어 해설
1 MAGA: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 “Make America Great Again”의 머리글자로, 열성 지지층을 가리켜 사용된다.
2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미국 내 방송·통신 규제를 담당하는 독립 기구로, 방송사 면허 발급·갱신과 제재 권한을 보유한다.
전문가 관점
시장 조사업체와 미디어 애널리스트들은 지미 키멜의 프로그램이 연 1억 달러 안팎의 광고 수익을 창출해 왔다고 추정한다. 이에 따라 디즈니·ABC·광고주 모두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장기 중단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FCC가 실제 조사에 착수할 경우, 표현의 자유와 방송 공공성 사이의 충돌이 법정 공방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필자 견해로는, 트럼프 재출마 가능성과 맞물려 정치적 편 가르기가 심화되는 현재 미국 미디어 환경에서, 거대 미디어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① 깊이 있는 내부 가이드라인 정비 ② 즉각적 사과와 시청자 소통 강화 ③ 외부 자문위원단 구성 등 세 갈래로 요약된다. 블룸버그의 추가 보도 및 FCC의 후속 조치가 나오는 대로 업계 전반의 대응 방향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