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설탕 선물 가격 4년 만에 최저치 추락

설탕 선물 가격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 ICE 원당 10월물(#11 코드는 SBV25)은 전일 대비 -0.28센트(-1.80%) 하락했고, 런던 ICE 백설탕 12월물(#5 코드는 SWZ25)도 -5.60달러(-1.22%) 밀렸다. 뉴욕 선물은 4.25년 만의 근월물 최저치, 런던 선물은 정확히 4년 만의 저점이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급락은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증산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 우니카(Unica)는 8월 하순(8월 16~31일)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87만2,000톤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사탕수수 분쇄량 가운데 설탕 비중은 54.20%로 전년(48.78%)보다 높아졌다. 다만 2025/26 생산연도 누적 생산(8월까지)은 -1.9%(2,675만8,000톤)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브라질 공급 증가를 가격 약세의 핵심 변수로 인식해 왔다. 원자재 리서치 업체 Covrig Analytics는 “브라질 제당 공장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건조한 기후가 사탕수수의 당도를 높여 설탕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

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 전망도 공급 확대 신호

설탕 트레이더 Sucden은 2025/26 시즌 인도가 최대 400만 톤의 설탕을 에탄올로 전환하더라도, 잉여 물량이 여전히 남아 최대 400만 톤 수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 200만 톤을 배 이상 상회한다.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의 추가 물량은 국제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시장은 우려한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2024/25년 태국 설탕 생산이 1,000만 톤(+14% y/y)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글로벌 통계 기관 전망

주목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공급 부족(-23만1,000톤)을 6년 연속 예상했으나, 전년(-488만 톤)보다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밝혔다. 같은 시즌 세계 생산은 1억8,060만 톤(+3.3% y/y), 소비는 1억8,080만 톤(+0.3% y/y)으로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글로벌 생산을 1억8,931만8,000톤(+4.7% y/y)으로, 재고를 4,118만8,000톤(+7.5% y/y)으로 예측했다. 세부적으로는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으로 추정했다.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납(Conab)은 8월 19일 2025/26 생산 전망치를 4,450만 톤(-3.1%)으로 하향했다. 앞서 7월에는 가뭄·폭염 여파로 2024/25 생산이 4,411만8,000톤(-3.4%)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펀드 포지션·기술적 요인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Commitment of Traders 주간 보고서(9월 9일 기준)에 따르면, 펀드들은 뉴욕 원당 선물에서 18만2,608계약 순매도(전주 대비 +32,849계약 확대)로 약 6년 만의 최대 공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불시에 단기적인 쇼트커버링 반등을 유발할 수 있다.


용어 해설

NY Sugar #11 차트

1NY 원당 #11은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원당(가공 전 원료 설탕) 선물로, 센트/파운드 단위로 가격이 표시된다. 2런던 백설탕 #5는 정제 설탕 선물로, 달러/톤 단위다. 두 시장은 글로벌 설탕 가격 지표 역할을 한다.

또한 Center-South는 브라질 사탕수수 벨트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생산지다. 이 지역의 기후와 분쇄 비율 변화는 세계 설탕 가격 방향성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꼽힌다.


“사탕수수 수확이 건조한 날씨 덕분에 앞당겨지면서 설탕 비중이 높아지고, 이는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시하도록 만들고 있다” – Covrig Analytics


전망과 시사점

시장 컨센서스는 “공급 우위 구도”에 무게를 두고 있다. 브라질·인도·태국 모두 생산 증가가 예상되고, 미국 농무부와 ISO 역시 내년 잉여 혹은 소폭 부족을 점친다. 여기에 펀드의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이 기술적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브라질 기상 변수, 인도 몬순 강수량, 원유·환율 등은 향후 가격 반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에탄올 가격이 상승할 경우,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공장들이 다시 에탄올로 전환해 설탕 공급을 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 시도를 경계하되, 과매도 구간에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 투자자는 각국 생산·수출 정책과 기후 리스크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