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IG, 애버크롬비 ‘매수’·아메리칸이글 ‘중립’ 신규 커버리지

BTIG(미국 투자은행)이 미국 의류 소매업체 애버크롬비&피치(Abercrombie & Fitch)와 아메리칸이글 아웃피터스(American Eagle Outfitters)에 대해 신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BTIG는 애버크롬비에 대해 한층 낙관적인 시각을 제시하며 ‘매수(Buy)’ 의견과 주당 $120의 목표주가를 부여한 반면, 아메리칸이글에 대해서는 ‘중립(Neutral)’ 의견을 유지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BTIG 애널리스트 팀은 최근 몇 년간 진행된 구조조정과 브랜드 리포지셔닝 결과가 실적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애버크롬비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애버크롬비의 동명(同名) 브랜드 매출은 팬데믹 이전 대비 75% 증가했으며, 이 기간 동안 오프라인 매장 수가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실질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BTIG는 “소비자 트래픽 회복가격 전략 조정이 상승 기조의 핵심 동력”이라면서, 동일점포매출(Comparable Sales·컴프)이 최근 소폭 마이너스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매장 방문자 수와 브랜드 충성도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주목

1다음 성장 모멘텀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홀리스터(Hollister) 브랜드와 적정 규모로 재편된 해외 시장에서 나올 것”

이라고 BTIG는 전망했다. 애버크롬비 경영진이 주력하는 상품·마케팅 전략을 홀리스터에 동일하게 적용하면 수익성 개선 폭이 한층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새로운 데님(청바지) 사이클, 웨스턴(서부) 무드의 트렌드, 그리고 유명 디자이너·인플루언서와의 파트너십이 추가 성장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BTIG는 “가격 할인 폭을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원가율 개선과 마진 확대 여력이 브랜드의 펀더멘털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 해설
컴프(comp)’는 전년 동기 대비 동일 매장의 매출 증감률을 의미하며, 소매업체 실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아메리칸이글의 ‘에어리(Aerie)’는 속옷·애슬레저 전문 세컨드 브랜드로, 2014년 이후 10년 가까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반면 BTIG는 아메리칸이글 주식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주력 브랜드인 ‘AE’가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지만, 2019년 수준에서 성장이 정체됐다는 점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주목

에어리는 여전히 성장 엔진으로 평가되지만, 매출 규모가 $20억(약 2조6,000억 원)에 달하면서 과거보다 실행 리스크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BTIG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더라도 재고·마케팅·공급망 관리 비용이 예측 범위를 넘어설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분기 영업이익률 반등은 일회성 비용 절감과 환율 효과 등 비지속적 요인의 영향을 받았으며, 경기 둔화 국면에서 안정적인 동일점포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가시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단기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BTIG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빠르게 반등해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실적 비율)이 이미 비싸진 상태”라고 평가하면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컴프 개선마진 정상화를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 해설
투자자 입장에서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해외 시장 확장 전략을 통해 실적 회복세가 이어지는 애버크롬비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의류 소매업 특성상 유행 변동, 원자재 가격, 물류 차질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반면 아메리칸이글은 에어리 성장세 둔화 시 전체 실적에 미칠 충격이 크기 때문에, 시장 환경이 더욱 우호적일 때까지 관망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한편, 두 기업 모두 이커머스 채널모바일 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비중 증가는 재고 회전율을 개선하고 소비자 데이터를 축적해 맞춤형 마케팅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무료 반품’ 정책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이 주시하고 있다.

종합하면, BTIG의 이번 커버리지 개시는 의류 리테일 업종 전반의 선별적 투자 필요성을 시사한다. 내수 소비 둔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브랜드 경쟁력, 가격 지배력, 공급망 탄력성을 갖춘 기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