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7% 유지…금리 인하 속도 조절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7% 동결

PRETORIA –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South African Reserve Bank, SARB)이 7%의 기준금리(repo rate)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는 금리 인하를 지속할지 여부를 두고 내부에서 팽팽한 의견 차이를 드러낸 끝에 4 대 2의 찬반 구도로 결론이 내려졌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중앙은행이 그동안 단행한 총 125bp(1.25%p) 규모의 금리 인하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면밀히 평가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는 3%~6% 물가목표 구간의 하단을 지향하기로 한 SARB의 새로운 인플레이션 타깃 전략이 처음으로 시험대에 오른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7월 발표된 새 지침에 따라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보다 확고히 하겠다”는 기조를 강조해 왔다.

주목

결정 배경 및 주요 발언

SARB 총재 레세차 크가냐고(Lesetja Kganyago)는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9월부터 단행된 총 125bp의 금리 인하 효과가 아직 경제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며 “경기 동향과 기대 인플레이션, 그리고 잠재적 물가 상승 요인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각종 위험 요인이 어떻게 해소되는지 확인한 뒤 추가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성장 전망 조정

남아공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3%로 전월 3.5%보다 둔화했다. 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올해 들어 SARB는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4%로 소폭 상향했다. 반면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9%에서 1.2%로 상향 조정해,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음을 시사했다.

주목

대외 변수: 미국의 관세 압박

지난 7월 회의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공산 수입품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했다. SARB는 관세로 인해 수만 개 일자리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국내 물가와 성장률에 미치는 전체적 영향은 ‘완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세 여파가 아직 본격적으로 실물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수개월간 교역량과 고용 시장 흐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 SARB 정책보고서 중


전문가 해설: ‘repo rate’란?

리포 금리(repo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할 때 적용하는 단기 대출금리다. 이 금리가 인하되면 시중은행의 조달 비용이 낮아져 기업·가계 대출금리도 완만히 하락하는 구조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금리 조정은 신용 창출·투자·소비 등 거시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친다.


기자 분석 및 전망

이번 동결 결정은 두 가지 신호를 던진다. 첫째, SARB가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목표 구간의 하단을 지향하면서도 지나친 긴축은 피하는 길을 택함으로써, 중앙은행은 ‘안정적이면서 완만한 경기부양’이라는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둘째, 대외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여력 확보다. 미국 관세로 촉발될 수 있는 무역 둔화나 실업 증가에 대응하려면, SARB는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카드가 필요하다. 동결을 통해 당장의 탄약을 아껴 두는 효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관심 포인트

① 물가 흐름 – 식료품·연료 가격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이 향후 CPI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해야 한다.

② 관세·환율 – 미국 관세가 수출 감소와 랜드화 변동성을 어떻게 자극할지 관건이다.

③ 금융조건 완화 효과 – 이미 단행된 1.25%p 인하분이 소비·설비투자·주택시장에 언제, 얼마나 반영될지 분석이 필요하다.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번 통화정책회의(11월 예정)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물가 지표가 목표 하단을 향해 추가 하락하고, 관세 충격이 완화된다면 SARB가 25bp 추가 인하에 나설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