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모건스탠리는 최근 캘리포니아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산불 재정 지원 법안(상원법안 254호, Senate Bill 254)이 주(州) 전력회사들의 단기 재무 리스크를 크게 낮췄다고 평가하며, PG&E(티커: PCG) 투자의견을 ‘이퀄웨이트(Equal Weight)’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주정부 산불 보험기금을 다시 채우고, 전력회사들의 추가 자본 출자 시점을 늦춤으로써 자금 부담을 완화한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개정 최종본이 지난주 제안된 수정안과 동일하며, 캘리포니아 전력회사들의 위험 프로필을 실질적으로 개선한다”고 분석했다. 법안은 18억 달러 규모의 ‘연속 계정(continuation account)’을 신설해,
“단 한 차례의 대형 화재로는 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PG&E 목표주가를 기존 19달러에서 20달러로 1달러 상향했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약 33% 상승 여력이다. 또 다른 캘리포니아 전력회사인 Edison International(티커: EIX)의 목표주가도 55달러에서 61달러로 높였으며, Sempra Energy(티커: SRE)에 대해서는 ‘오버웨이트(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 법안 세부 내용과 의미
상원법안 254호는 캘리포니아 산불 보험기금(Wildfire Fund)을 재충전하는 동시에, 전력회사들이 자본금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시점을 늦춘다. 즉시 납입해야 할 현금 부담을 줄여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낮춘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18억 달러 규모의 연속 계정이 마련됨으로써 최소 두 건 이상의 대형 화재가 연속 발생하기 전까지는 보험기금이 고갈될 우려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는 과거 산불로 인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 및 정전 보상 비용을 떠안았던 캘리포니아 전력회사들에게 상당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연속 계정(continuation account)’이란, 대규모 재난 발생 후에도 기금이 즉각 바닥나지 않도록 추가 재원을 예비로 확보해 두는 구조다. 이는 재보험(再保險, reinsurance)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주정부 차원의 공적 자금이라는 점에서 한층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1
■ 개별 기업별 전망
PG&E의 경우, 종목 밸류에이션이 동종업계 대비 약 50% 할인되어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월 주가 하향 조정 당시 대비 위험·보상 비율이 현저히 개선됐다”며 “할인 폭이 큰 상태에서 기금이 재충전된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확실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Edison International(EIX)은 여전히 ‘언더웨이트(Underweight)’ 의견이 유지됐다. 보고서는 “Eaton Fire 관련 소송 및 잠재 부채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며, “PG&E와 달리 재무·규제 측면에서 활용 가능한 카드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Sempra Energy(SRE)는 텍사스 지역 전력망 확장 및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등 다각화 전략이 주요 투자 포인트로 지목됐다. 특히 “캘리포니아 산불 위험 노출이 제한적”인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 전문가 해설: 산불 리스크와 규제 환경
캘리포니아는 건조한 기후, 강한 산타애나(Santa Ana) 바람, 기후변화 등 복합 요인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도 ‘평균 이상의 산불 위험’을 안고 있는 주다. 전력회사는 배전 설비에서 발생한 불꽃이 대형 산불로 번질 경우 ‘무과실 책임(strict liability)’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로 인해 2017~2020년 사이 PG&E만 약 3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떠안으며 2019년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번 법안은 손해 규모 완전 면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산불 발생 빈도와 강도를 고려할 때, 최소 2회 이상의 초대형 화재를 겪기 전까지는 자본시장 접근성에 심각한 제약이 없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 ‘무과실 책임’이란,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 행위 또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한 법리를 뜻한다. 캘리포니아는 배전 설비가 산불의 ‘점화원’으로 판명될 경우, 전력회사가 고의·과실을 입증해도 배상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다.
■ 시장 영향 및 향후 변수
현재 PG&E, Edison International, Sempra 세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은 각각 약 11배, 14배, 16배 수준으로 집계된다. 모건스탠리는 “PG&E의 50% 이상 할인된 밸류에이션은 법안 통과 이후에도 과도한 수준”이라며,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회복과 주가 재평가(re-rating)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보고서는 “캘리포니아가 평균 이상 산불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을 이유로, PG&E와 Edison International 모두 근본적 리스크 상존을 지적했다. 즉, ‘영구적 해결책(permanent fix)’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본 기사를 취재·번역한 기자의 견해로는, 캘리포니아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가 지속 가능한 산불 완화 투자 비용을 얼마나 요금 산정에 반영할지가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연방 차원의 환경·기후 정책이 전력설비 강화 자본비용(CAPEX)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모건스탠리는 “법안 자체가 재정 안전망을 제공하더라도, 대형 산불 두 건 이상이 동시다발로 발생할 경우 여전히 기금 고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장기 투자자는 기후변화 추세, 보험·재보험 시장 상황, 설비 현대화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