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렐’ 제조사 고조 인더스트리, 20억 달러 규모 매각 등 전략적 옵션 검토

미국 손 소독제 브랜드 ‘퓨렐(Purell)’의 제조·판매사로 알려진 고조 인더스트리(GOJO Industries)가 기업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선택지를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회사의 가치를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7,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고조 인더스트리는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예비 협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 중견 투자은행 해리스 윌리엄스(Harris Williams)를 금융 자문사로 선임했다. 현재 단계는 탐색적 협의 초기 국면으로, 구속력 있는 인수 제안이 반드시 나오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조 인더스트리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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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회사가 보여 준 예외적 실적을 발판으로, 퓨렐 브랜드와 위생 솔루션을 더 많은 곳에 확장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며 “그에 따른 성장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 매각 시도와 자금 조달 내역

고조 인더스트리는 2023년에도 매각 절차를 추진했지만 지분을 보유한 립먼-캔퍼(Lippman-Kanfer) 일가가 제시가와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가장 근접한 인수 후보는 코치 인더스트리(Koch Industries) 계열 조지아-퍼시픽(Georgia-Pacific)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무산된 직후 회사는 사모 신용펀드 실버포인트 캐피털(Silver Point Capital)의 직접대출 부문 실버포인트 파이낸스(Silver Point Finance)로부터 5억 달러 규모 선순위 대출을 조달해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고 운영·시설 투자에 투입했다.


2. 코로나19 특수와 이후 실적 정상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손 소독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고조 인더스트리의 매출·영업이익이 급등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최근 재무지표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점차 회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일시적 특수가 끝난 뒤 기업가치 산정에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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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는 B2C(소비자용) 외에도 B2B(기업·기관 납품) 비중이 크다. 전 세계 학교·병원·경기장 곳곳에 비치된 퓨렐 디스펜서는 손 위생 문화 확산의 상징으로 자리 매김했다.


3. 고조 인더스트리의 역사와 기술

고조 인더스트리는 1946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골디 립먼(Goldie Lippman)과 남편 제리, 화학 교수 클래런스 쿡(Clarence Cook)이 공동 창업했다. 세계 최초 일회성 헹굼식 손 세정제를 개발한 뒤, 1988년에는 자연 증발형 알코올 기반 손 세정제 ‘퓨렐’을 선보였고, 1997년 일반 소비자 시장에 출시했다.

제품군은 손 세정제 외에도 비누·물티슈·표면 소독 스프레이 등으로 확장됐다. 자가 건조·보습 기능을 갖춘 알코올 제형 기술은 WHO(세계보건기구) 권장 위생 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하며, 병원 환경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


4. 생소한 용어 설명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는 비상장 또는 상장기업 지분을 직접 인수해 경영 개선 후 매각 차익을 노리는 투자펀드다. 직접대출(Direct Lending)은 은행 대신 사모 크레딧펀드가 기업에 대출을 제공하는 구조다. 선순위 대출은 파산 시 상환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부채를 의미한다.


5. 향후 전망 및 전문적 진단

시장 전문가들은 팬데믹 종료 이후 위생용품 수요가 평시 수준으로 안정됐지만, 국가별 감염병 관리 기준 강화와 개인 위생 의식 고도화로 중장기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분석한다.

또한 고조 인더스트리가 B2B 채널에서 쌓은 견고한 고객 기반재구매율과 계약 지속성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고인플레이션·고금리 환경은 인수금융 조달 비용을 높여, 희망 매각가(20억 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헬스·위생 섹터 포트폴리오 편입이 매력적이다. 반면 전략적 투자자(SI)의 경우 기존 유통망과 시너지를 얼마나 확보할지가 거래 성사 여부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편집자 주(Insight): 고조 인더스트리 사례는 팬데믹 특수 종료 이후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겪는 대표적 B2B·위생용품 기업의 전략 변화를 보여 준다. 투자자·업계 모두 ‘일시적 수혜’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스토리를 어떻게 설계할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