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테퍼, “연준 추가 금리인하 여지 있지만 지나치면 ‘위험 구간’ 진입”

헤지펀드 거물의 경고

글로벌 헤지펀드 애팔루사 매니지먼트(Appaloosa Management)의 창립자 겸 회장인 데이비드 테퍼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금리를 몇 차례 추가로 내릴 수는 있겠으나, 그 이상으로 완화 기조를 이어가면 물가와 자산시장 모두에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9월 1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테퍼는 이날 CNBC의 대표적인 아침 프로그램 ‘스콰크박스(Squawk Box)’에 출연해 “현재의 금리 인하 속도는 괜찮지만, ‘과유불급’이라는 점을 연준이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금 더 내릴 수는 있지만, 지나치면 위험 영역”

테퍼는 “경제 상황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조금 더 내리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지나친 인하는 달러 약세·물가 재상승·자산 버블이라는 3대 리스크를 동시에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danger territory”로 규정하며, 시장 참여자들에게도 “원하는 바를 조심하라(be careful what you wish for)”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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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회복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한 “자금이 남아도는(too-easy)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으로 몰려 자산 가격 거품이 형성되기 쉽다”고 부연했다.


연준의 첫 금리인하와 추가 인하 시사

연준은 2025년 9월 17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첫 번째 인하로, 중앙은행은 점도표를 통해 연내 추가로 두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결정을 “리스크 관리 차원의 선제 대응”이라고 표현하며, 경제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그러나 테퍼는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잠잠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요구에 따라 금리를 과도하게 내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두세 번까지는 괜찮다”는 테퍼의 기준

테퍼는 “한두 번, 많게는 세 번까지의 인하는 시장 전반이 여전히 다소 긴축적인 환경에서 시행되는 것이므로 문제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은 관세 요인을 제외해도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따라서 연준이 ‘약간은 긴축적’인 스탠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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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는 “그 이상 추가 인하를 단행하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고 수입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이 재촉발될 것”이라며 ▲약한 달러 ▲높은 물가 ▲자산시장 불안정을 3대 후폭풍으로 꼽았다.


주식시장에 대한 복합적 시각

테퍼는 “밸류에이션(Valuation)이 높아진 점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Fed가 완화 모드에 있는 상황에서 주식을 ‘완전히 팔’ 명분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결코 연준과 맞서 싸우지 않는다”는 자신의 투자 철칙을 재차 확인했고, 시장이 연말까지 추가로 1.75회(시장 예상 평균치)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주식을 전부 들고 가지 않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라며, ‘돈이 갈 곳이 없다면 결국 주식으로 향한다’는 자금 흐름 논리를 언급했다.


시장 반응 및 향후 변수

해당 발언 이후 뉴욕증시 선물은 소폭의 변동성 확대를 보였으나, “테퍼가 아직 주식을 손에 쥐고 있다”는 메시지가 투자심리의 급격한 위축을 막았다는 게 월가 트레이더들의 전언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10월과 12월로 점쳐지는 연준 FOMC 회의를 기점으로, ‘테퍼가 경고한 기준’을 연준이 넘어서는지를 가장 큰 변수로 꼽고 있다.


용어로 살펴보는 통화정책

❶ 완화(easing) :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거나 유동성을 공급해 금융여건을 완화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수요 진작과 투자 자극 효과가 있지만, 과도하면 인플레이션과 버블을 유발할 수 있다.

❷ 자산 버블(asset bubble) : 실물 가치 대비 자산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뒤 급격히 붕괴될 위험성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유동성이 축적되며 빈번히 발생한다.

❸ 밸류에이션 지표(multiples) :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주가를 기업가치나 수익성과 비교한 지표다. 높을수록 ‘고평가’ 여부가 논란이 된다.


“나는 연준과 싸우지 않는다. 그러나 연준이 너무 멀리 가면,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위험이 된다.” — 데이비드 테퍼

이번 발언은 속보 성격을 띤다.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 폭과 속도가 테퍼가 지적한 ‘위험 구간’에 접어드는지 여부에 따라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 의사록과 파월 의장의 차기 발언을 통해 단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