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글로벌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가 자사 대표 프리미엄 카드인 플래티넘 카드의 혜택을 대폭 강화하며 연회비를 200달러 인상한 895달러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카드 리프레시(card refresh)’를 통해 사용자는 매년 3,500달러 이상의 추가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이는 기존 연회비(695달러)를 크게 웃돌아, 카드사가 제시하는 ‘혜택 대비 비용’ 구조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조치다.
혜택 세부 구성으로는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Resy를 통한 외식 크레디트, 스포츠·요가웨어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 구매 크레디트,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업체 우버의 멤버십 서비스 Uber One 구독료 지원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호텔·엔터테인먼트 부문 혜택까지 확장돼, 공항 라운지 이용, 객실 업그레이드, 레이트 체크아웃 등 ‘여행 프리미엄’이 강화됐다.
“우리는 고객에게 연회비를 훨씬 웃도는 3,500달러 이상의 가치를 쉽게 누릴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한다.” — 하워드 그로스필드(Howard Grosfield) / AmEx 미국 소비자 서비스 부문 사장
투자업계 반응도 긍정적이다. 브로커리지 회사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는 업그레이드 발표 전 낸 보고서에서 “이번 리프레시는 장기적으로 AmEx의 재무 실적에 추진력(tailwind)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 구도도 주목된다. 씨티그룹(Citigroup) 등 대형 금융사가 프리미엄 카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나, AmEx 측은 지난 7월 실적발표 당시 “해당 세그먼트에서의 깊은 뿌리가 경쟁사 대비 앞서 나갈 수 있는 원천”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젊은 세대의 결제 문화도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밀레니얼·Z세대 등 비교적 젊은 카드 보유 비중이 커지면서, 연회비를 ‘구독료(subscription)’ 형태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됐다고 분석한다. 즉, 여행·다이닝·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꾸준히 소비하면서 직접적인 가성비를 체감해 연회비 지불 장벽이 낮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기업) 플래티넘 카드 역시 델(Dell)·어도비(Adobe) 소프트웨어 구매용 크레디트, 연 600달러 규모 호텔 크레디트, 최고 연 3,600달러까지 늘어난 고액 사용 고객용 스테이트먼트 크레디트가 새로 적용된다. 레이먼드 조아바(Raymond Joabar) AmEx 글로벌 상업 서비스 부문 사장은 “호텔 업그레이드·늦은 체크아웃·공항 라운지 등 여행 관련 혜택 수요가 강했고, 이번 조치가 고객 기대를 충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 Resy: 미국 기반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으로, 카드 연동 시 지정된 금액 또는 사용 횟수마다 크레디트가 자동 적용된다.
• Uber One: 우버가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으로, 배달·차량 호출 수수료 할인과 포인트 적립 가속화 혜택이 있다.
• 스테이트먼트 크레디트(Statement Credit): 카드 명세서에서 일정 금액을 차감해 실제 결제액을 줄여 주는 방식의 혜택이다.
전문가들은 AmEx가 프리미엄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고소득층뿐 아니라 ‘경험 지향적 소비층’ 전반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시장 규모가 확대될수록 경쟁사의 진입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지만, AmEx는 브랜드 파워·글로벌 가맹점 네트워크·자체 로열티 프로그램(멤버십 리워즈) 등에서 여전히 우위를 지키고 있다.
연회비 변화와 비용 대비 가치에 대한 평가도 이어진다. 연 895달러라는 가격은 시장 평균을 크게 상회하지만, 전 세계 주요 공항 라운지 이용권(프라이어리티 패스 및 자체 센추리온 라운지), 여행 보험, 외식·쇼핑 크레디트가 합산될 경우 ‘명세서 상 공제액’을 체감하기 쉽다는 점이 강조된다. 구독 경제 친화적 결제 습관이 번지면서, 카드 이용 빈도가 높을수록 실효 연회비가 사실상 0달러에 수렴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한편, 업계는 향후 인플레이션·금리 변동이 소비 패턴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연회비가 크게 오른 만큼, 실제 ‘혜택 활용률’이 떨어질 경우 고객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AmEx는 파트너십 확장, 디지털 관리 플랫폼 고도화, 실시간 혜택 알림 강화 등을 병행해 사용 편의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플래티넘 카드 리프레시는 고객 경험 개선과 수익성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연 3,500달러에 달하는 혜택이 실질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그리고 경쟁 카드사들이 어떤 맞대응 전략을 펼칠지가 향후 프리미엄 카드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