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50억 달러로 인텔 지분 인수…데이터센터·PC용 차세대 칩 공동 개발

반도체 업계의 깜짝 협력, 시장 판도 뒤흔들다

Intel and Nvidia Logos

엔비디아(Nvidia)가 5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를 투자해 인텔(Intel) 지분을 인수하며 두 기업이 데이터센터·PC용 차세대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투자 단가는 주당 23.28달러로 책정됐으며, 이 소식이 전해지자 18일(현지시간) 프리마켓에서 인텔 주가는 33% 급등한 33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2025년 9월 1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양사가 손을 잡은 이번 거래는 아직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그러나 시장은 ‘세계 1위 그래픽·AI 가속기 기업’‘전통의 CPU 강자’가 힘을 합친다는 사실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초반부터 강력한 리레이팅(재평가) 효과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주목

1. 거래 개요와 주요 수치

“이번 역사적 협업은 엔비디아의 AI·가속 컴퓨팅 스택과 인텔의 CPU 및 방대한 x86 생태계를 긴밀히 결합해 차세대 컴퓨팅 시대의 토대를 구축할 것이다.” —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

• 투자 금액: 5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
• 투자 단가: 주당 23.28달러
• 인텔 주가 반응: 프리마켓 +33%
• 엔비디아 주가 반응: 프리마켓 +3%
• 기자회견: 18일 13시(ET) 젠슨 황·립부 탄 공동 진행

*참고: 프리마켓(premarket)은 정규장 개장 전 거래 시간대를 뜻한다. 주로 기업의 공시나 거시 변수에 대한 반응이 먼저 나타난다.


2. 협력 범위와 제한 사항

계약서 세부 내용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양사가 데이터센터와 PC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칩 아키텍처를 공동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엔비디아가 자사 GPU를 인텔 파운드리에서 위탁생산(Foundry Service)한다는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즉, 초기 단계에서는 설계·아키텍처 최적화에 집중하고, 생산은 기존 파트너인 TSMC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합의가 규제 당국 승인에 달려 있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미국·중국 간 무역 협상 국면에서 엔비디아는 ‘덜 진보된 GPU’를 중국에 판매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규제 허들을 어떻게 넘느냐”가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동인으로 지목된다.

주목

3. 인텔의 최근 상황과 미국 정부 지분 참여

White House meeting

인텔은 한때 ‘설계·제조 동시 수행(IDM)의 상징’이었지만, 파운드리 경쟁력 저하와 공정 전환 지연으로 10년 만의 최저 주가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5년 8월 미국 정부가 10% 지분을 취득하며 자금과 정책 지원을 동시에 약속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엔비디아라는 든든한 투톱 주주가 생긴 것”으로 평가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조업 재건과 공급망 국산화 어젠다를 내세워 인텔 중심의 ‘미국 반도체 르네상스’를 벌이고 있다.


4. 시장의 해석과 전망

① 기술적 시너지 — AI·GPU 부문 독주 중인 엔비디아와, 여전히 서버 CPU 점유율 1위인 인텔이 함께 설계하면 CPU-GPU 통합 패키지, 즉 ‘속도·전력 효율 동시 개선’이라는 숙제를 풀 가능성이 크다.

② 생태계 확대 — 엔비디아의 CUDA·AI 소프트웨어 스택이 인텔 x86 생태계와 결합될 경우,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기업들이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성능은 높일 수 있는 구조가 나온다.

③ 경쟁사 압박 — AMD·퀄컴·ARM 진영은 ‘GPU-CPU 이원 구도’를 강화해 왔지만, 이번 협업으로 반도체 산업 지형이 ‘삼강(三强) 체제’에서 ‘양강(兩强)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5. 전문가 코멘트 및 추가 해설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협업이라며, 인텔은 파운드리 외에도 ‘성능 경쟁력’을 확보하고, 엔비디아는 미국 내 제조·정치적 우군을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Data Center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x86·CUDA·파운드리 용어를 간략히 설명한다:
x86: 인텔이 1978년 처음 제안한 CPU 명령어 체계. 현재 PC·서버 시장을 지배한다.
CUDA: 엔비디아 GPU용 병렬 컴퓨팅 플랫폼·API 세트.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설계사가 공장 없는(팹리스) 모델을 택할 때, 위탁 생산을 맡는 제조 전문 회사를 의미한다.


6. 결론 및 향후 일정

립부 탄(Lip-Bu Tan) 인텔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동부시간 13시(한국시간 19일 새벽 2시) 온라인·오프라인 병행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는 공동 설계 칩의 초기 샘플이 2026년 하반기 출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이번 딜은 단순한 지분 투자 이상의 전략적 동맹이다. AI·클라우드·PC 시장에 걸쳐 ‘CPU·GPU·AI 가속기 통합’이라는 긴 호흡의 게임 체인저가 될지, 향후 규제·공급망 변수와 기술적 실행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