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앙은행, 기준할인율 여섯 차례 연속 동결…견고한 경기 회복세 반영

대만 중앙은행(中央銀行)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석 차례 연속으로 이뤄진 결정으로, 대만 내수·수출 회복세가 정책 당국에 시간을 벌어 준 것으로 해석된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 중앙은행은 기준할인율(benchmark discount rate)2.000%로 유지했다. 또한 담보부(secured) 대출 우대금리2.375%, 무담보(unsecured) 대출 우대금리4.250%로 각각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8명의 경제학자 전원이 “동결”을 전망한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물가 안정과 수출 회복 속도, 그리고 글로벌 금리 사이클 등을 고려할 때 중앙은행이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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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시지표가 우호적

대만 경제는 2025년 들어 제조업 신뢰지수가 반등하고, 반도체·ICT(정보통신기술)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당국은

“현 수준의 금리가 물가와 성장을 동시에 관리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용어 설명* 기준할인율은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기본 금리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며, 시중 단기금리와 대출·예금 금리 산정의 출발점이 된다. 한편 담보부 대출 우대금리무담보 대출 우대금리는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담보 제공 여부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금리로, 은행권 유동성 관리의 핵심 지표다.

대만 통화정책은 글로벌 매파(통화긴축) 흐름과는 달리 비교적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재편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반도체 및 전자 산업의 수출 호조가 주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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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보다 경제 체력 유지와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둔 정책”이라며 “향후 미 연준의 방향성에 따라 대만 달러(TWD) 변동성 관리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남은 회의 일정에서도 ‘관망 모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적인 범위에 머물고 있으며, 성장률 전망치 역시 상향 조정될 여지가 있어 중앙은행이 서두를 동기가 적기 때문이다.

한편, 중앙은행은 이번 결정문에서 대만 금융시스템의 건전성부동산 시장 열기를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 정책 시사점

이번 금리 동결은 역외 투자자에게 대만 채권·주식시장의 안정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첨단 제조업·스타트업 등 성장 산업에 대한 정책 지원 의지를 보여준다. 다만 글로벌 금리 차 축소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은 향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대만 중앙은행은 마지막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향후 회의에서 데이터 흐름에 따라 유연하고 점진적인 정책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