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블루칩 지수인 FTSE 100이 전장 대비 0.4% 오르며 유럽 전역의 위험자산 선호 추세와 보조를 맞췄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같은 날 정오(그리니치표준시 12:00)에 발표할 통화정책 결정에 집중되고 있다.
연준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5bp(basis pointㆍ1bp=0.01%p) 인하하며 노동시장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향후 지표의 방향성에 따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세부 지수별 흐름
FTSE 100 지수는 RELX와 롤스로이스 홀딩스가 각각 강세를 보이며 상승랠리를 견인했다. RELX(비즈니스 정보 제공사)는 1%대, 롤스로이스(항공기 엔진 제조사)는 1.5%대 상승률로 지수를 끌어올렸다.
중형주 중심의 FTSE 250도 0.3% 상승했다. 특히 주피터 펀드 매니지먼트가 증권사 필 헌트(Peel Hunt)로부터 투자의견을 ‘추가 매수’(Add)에서 ‘매수’(Buy)로 상향 조정받으며 13.1% 급등했다.
퍼스널 굿즈(개인 소비재) 업종 역시 1.9%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버버리 주가는 3.1% 뛰어오르며 영국 럭셔리 패션업종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반면 귀금속 채굴 섹터는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가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2% 하락해 지수 상승 폭을 일부 제한했다.
연준의 25bp 인하, 유럽 전역에 훈풍
연준은 전날 25bp 인하를 단행하며 “노동시장의 추가 약화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고, 위험지표로 평가되는 영국 파운드화는 단기적으로 완만한 약세를 시현했다.
BoE 전망
시장 컨센서스는 BoE가 4%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 국제자산운용사 deVere Group의 최고경영자 나이젤 그린은 “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책당국이 추가 인하를 확신할 만큼 충분히 하락하지 않았다. 명확한 물가 둔화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 금리 동결 국면이 지속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번 주 발표된 영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3.8% 증가해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BoE가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개별 종목 동향
패션 리테일러 Next는 상반기 순이익이 14%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보수적인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4.2% 하락했다. 반려동물 용품 체인 Pets at Home은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러운 퇴진과 함께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한 여파로 14.4% 급락했다.
전문가 해설: ‘bp’와 중앙은행 통화정책
금융시장에서 bp(베이시스 포인트)는 기준금리 변동 폭을 세분화해 표현할 때 쓰이는 단위다. 25bp는 0.25%포인트를 의미하며, 금리 변동의 파급 효과를 정밀하게 전달하는 데 활용된다.
중앙은행은 금리 조정으로 물가와 성장률을 관리한다. 연준은 ‘듀얼 맨데이트(물가 안정·고용 극대화)’를, BoE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연준의 선제적 완화는 미국 노동시장 냉각 위험에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향후 전망·시사점
BoE가 금리를 동결한다면 파운드화 강세 요인은 제한되며, 영국 국채(길트) 수익률은 단기적으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예상외 인하가 단행될 경우 파운드 약세와 함께 주식시장에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 스텝이 엇갈릴 경우 통화 간 금리 차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공급망 구조가 변해 인플레이션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BoE의 결정은 유럽 내 투자심리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자라면 BoE의 금리 결정뿐만 아니라 통화정책회의 의사록과 인플레이션 경로 전망, 노동시장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다시 반등할 수 있으므로, 귀금속 섹터의 조정 폭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예상된’ 금리 인하가 유럽 증시에 긍정적 심리를 불어넣었지만, 영란은행의 최종 결정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앞으로도 통화·재정정책, 국채 금리, 기업 실적 등 복합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