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어 헬스케어(Spire Healthcare·LON:SPI) 주가가 19일 런던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약 4% 상승하며 눈길을 끌었다. 영국 유력 방송사 스카이뉴스가 전날 밤, 주요 주주들이 회사 이사회에 매각 가능성 검토를 공식 요구했다고 단독 보도한 데 따른 반응이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신탁 ‘아킬레스(Achilles)’와 모회사 하우드 캐피털 매니지먼트(Harwood Capital Management) 산하 여러 펀드가 스파이어 주식 약 5%를 보유한 상태에서 이사회에 “잠재적 인수자를 상대로 한 공식 매각 절차 착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킬레스는 유명 펀드매니저 크리스토퍼 밀스(Christopher Mills)가 공동 창립했으며, 현 운용은 로버트 네일러(Robert Naylor)가 맡고 있다.
이들 주주는 “회사가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병원·클리닉 부동산 자산 가치만 14억 파운드(약 2조4,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반면, 18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8억2,000만 파운드에 불과하다는 논거를 제시했다.
스파이어 헬스케어는 영국 전역에 38개 병원과 50여 개 이상의 클리닉·의료센터·컨설팅룸을 운영하며, 영국에서 고관절·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가장 많이 수행하는 민간 병원 체인이다. 회사는 저스틴 애시(Justin Ash)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으며, 이언 체셔 경(Sir Ian Cheshire)이 의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는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모든 선택지를 지속적으로 평가·이행할 것” — 스파이어 헬스케어 이사회 입장문
아킬레스 측은 이미 외부 자문사를 고용해 ‘공식 매각 절차(Formal Sale Process)’를 개시할 것을 이사회에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현재까지 실제 인수의향서(Indicative Offer)가 접수됐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FTSE 250 편입 종목인 스파이어 헬스케어에 대한 매각 압박은 최근 영국 중형주 전반으로 확산되는 M&A 러시와 맞물려 있다. ※설명: FTSE 250은 런던 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101위~350위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로, 대형주 지수인 FTSE 100 대비 성장성과 변동성이 크다. 올해 들어 최소 다섯 개 FTSE 250 기업이 사모펀드 또는 해외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공개·비공개 인수 제안을 받았으며, 금번 사례는 ‘영국 기업 저평가’ 논란이 재점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 시각
로이터 통신 기고 애널리스트 일각에서는 스파이어 헬스케어의 EV/EBITDA(기업가치 대비 상각·세전이익) 배수가 경쟁사 대비 20~30% 낮다는 점을 근거로 “부동산 매각→리스백(sale & lease-back) 구조를 택할 경우 즉각적 가치 재평가 여지가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NHS(영국 국립보건서비스)와의 가격 협상 구조, 민간 의료수요 둔화 가능성 등 복합 변수도 상존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수주 내 발표될 스파이어 헬스케어의 3분기 실적과, 이사회 결단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해외 사모펀드나 중동계 전략적 투자자가 이번 M&A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민간 의료시장 재편과 영국 헬스케어 부동산 가치가 동시에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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