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이 2025년에도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2026년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도지코인(Dogecoin)과 비트코인(Bitcoin) 중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2024년 도지코인은 250% 급등하며 주요 암호화폐 가운데 최고의 성과를 냈지만, 2025년 들어서는 14% 하락해 연간 수익률이 음전됐다. 반면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며 시가총액 2조3천억 달러를 돌파, 단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새해를 앞두고 ‘롤러코스터’ 같은 도지코인을 탈 것인지, 아니면 ‘검증된 선두주자’ 비트코인을 선택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도지코인, 새 모멘텀 부재
도지코인은 2013년 두 친구가 ‘가상자산 업계가 지나치게 진지하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장난삼아 만들었다. 그러나 2021년 5월 8일 0.73달러로 정점을 찍으며 시가총액 9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일시적으로 세계 대형 기업들을 제쳤다.
이처럼 ‘밈 토큰’은 실질적 사용처가 부족해 투기적 수요에 좌우된다. 실물 결제에 쓰이는 사례도 미미하다. 암호화폐 디렉터리 ‘크립트워크(Cryptwerk)’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는 업체는 2,088곳에 그친다. 안정적 수익을 선호하는 장기 투자자에게는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도 약점이다.
‘밈 토큰(Meme Token)’은 인터넷 밈(meme·유행 요소)을 활용해 탄생한 가상자산으로, 커뮤니티 유희성이 주된 가치 원천이다. 실질 프로젝트 기반보다는 소셜 미디어의 구전 효과에 의존한다.
특히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19년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도지코인 관련 밈을 공유하며 수차례 가격 급등을 이끌었다. 그는 2021년 5월 8일 NBC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도지코인을 언급, 사상 최고가 상승을 촉발했다. 그러나 구체적 가치 창출 방안이 없다는 점이 드러나자 가격은 2022년 중반까지 90% 이상 폭락했고, 2023년에는 ‘박스권’에 머물렀다.
2024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며 머스크를 ‘정부 효율성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약칭 DOGE)’ 수장으로 지명하자, 시장은 머스크의 ‘애완 코인’ 부활을 기대했다. 도지코인은 0.48달러까지 뛰었으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 없다는 사실이 재확인되며 44% 급락해 현재 0.27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비트코인, 사상 최고 행진
비트코인 역시 실물 결제에서 널리 쓰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도지코인과 같지만,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핵심은 탈중앙성·희소성이다. 비트코인은 누구도 통제하지 못하며,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돼 있다. 반면 도지코인은 매년 무기한으로 신규 코인이 발행돼 인플레이션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5년 들어 스폿(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연달아 승인했다. 이는 안전하고 규제된 상품을 선호하는 기관투자자·재무 설계사에게 보관 리스크 없는 투자 통로를 제공했다.
‘스폿 ETF’란 기초자산을 실물로 보유하면서 실시간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다. 평균 투자 수수료가 낮아 장기 자금 유입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가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천문학적 기대치’도 제시된다. 아크인베스트(Ark Investment Management) 최고경영자 캐시 우드는 기관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경우 2030년 1코인당 가격이 38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현재 약 11만6,000달러 대비 32배(3,200%) 상승 여력이다.
한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서 사명을 바꾼 ‘스트래티지(Strategy)’의 이사회 의장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으로 보고, 2045년 목표가를 2,100만 달러로 제시했다.
“비트코인은 21세기 디지털 경제의 기초 자산이 될 것이다.” — 마이클 세일러
투자 판단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무제한으로 늘어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사용처 확대, 생태계 파트너십 같은 펀더멘털 개선 요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장기 투자 매력은 높지 않다. 단기 급등 가능성은 있으나, 가격 변동 리스크가 극단적이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투기적 자산의 성격을 지니나, scarcity(희소성)·institutional adoption(기관 채택)이라는 더 견고한 모멘텀을 확보했다. 우드와 세일러의 장밋빛 전망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하더라도,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인식이 유지되는 한 2026년 이후에도 상승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보수적 투자자는 비트코인을,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는 도지코인을 각각 참고할 수 있으나, 자산 배분 비중과 손실 허용 범위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본 기사에 언급된 가격·수치는 2025년 9월 18일 기준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