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 Corp.)가 미국 시장에서 약 591,377대의 차량을 자발적으로 리콜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계기판(instrument panel)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차량 속도, 브레이크 시스템 경고, 타이어 공기압 경고와 같은 핵심 정보가 시동 직후 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단행됐다. 정보가 표시되지 않으면 운전자는 차량 상태를 즉각 파악하기 어렵고, 이는 사고·부상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규제 기관의 신속한 대응이 이뤄졌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NHTSA)은 도요타가 제출한 리콜 보고서를 검토한 뒤 해당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 기관은 리콜 세부 사항을 자사 웹사이트와 연방 관보에 게재하며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리콜 대상에는 2024~2025년형 벤자(Venza), 하이랜더(Highlander), 렉서스(Lexus), 타코마(Tacoma), 그리고 GR 코롤라(GR Corolla) 등 주요 SUV·픽업·고성능 해치백 모델이 포함된다. NHTSA는 “시동 직후 계기판 부팅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해 표시 기능이 비활성화될 수 있으며, 이는 안전 기준을 위반한다”고 설명했다.
“운전자가 차량 속도를 즉시 확인할 수 없으면 제한 속도 준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 제동 시스템 경고등 미점등은 탑승자 안전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 NHTSA 공식 성명
계기판 결함의 구조적 문제와 잠재 위험
계기판은 주행 속도, 엔진 회전수, 주행거리, 각종 경고등을 표시해 운전자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핵심 장치다. 특히 미국 연방 자동차안전기준(FMVSS)은 속도계·제동 경고·타이어 압력 경고등을 필수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처럼 소프트웨어 버그로 표시가 지연되거나 사라질 경우, 운전자는 법규 준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긴급 상황을 놓칠 가능성이 커진다.
NHTSA의 역할
NHTSA는 미국 교통부 산하 기관으로, 차량 결함을 모니터링하고 제조사가 안전 기준을 준수하도록 감독한다. 사고·불만 데이터를 분석해 결함 가능성을 파악하고, 자발적 또는 강제 리콜을 명령할 권한을 갖는다. 리콜(Recall)은 제조사가 소비자 비용 없이 결함을 수정·교체해 주는 조치를 의미하며, 한국의 자동차관리법상 “시정조치”와 유사하다.
전문가 시각: 주가·브랜드 영향
자동차 산업 애널리스트들은 “리콜 규모만으로 기업의 품질 경쟁력을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대규모 리콜 연속 발생 시 비용 부담 및 평판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통상 리콜 비용은 1대당 평균 100~300달러 수준이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해결되는 경우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다. 그럼에도 도요타는 미국 내 판매량 확대 전략을 추진하는 만큼, 신뢰도 관리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운전자에게 낯선 용어 해설
- Instrument Panel(계기판) : 속도·연료·경고등 등 차량 주요 정보를 표시하는 패널.
- NHTSA :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으로, 우리나라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교통안전공단의 기능을 합한 기관.
- Recall(리콜) : 제작결함이 확인된 제품을 제조사가 무상으로 수리·교환·환불하는 제도.
도요타는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에게 우편·이메일로 통지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또는 계기판 부품 교체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리콜 일정 및 구체적 시정 방법은 추후 NHTSA 리콜 번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도요타 측은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문제 해결을 위해 NHTSA와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의 실제 비용과 향후 재무 실적 영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신뢰 회복을 위한 빠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