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생산 확대에 설탕 선물 1주일 만에 급락…펀드 순매도 누적·인도 수출 관측도 하방 압력

국제 설탕 시장이 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ICE 원당 11호 2025년 10월물(SBV25)은 전장 대비 -0.36센트(-2.26%) 급락했으며, 런던 ICE 백설탕 5호 2025년 12월물(SWZ25)도 -6.70달러(-1.44%) 하락하여 모두 1주일 만의 최저치로 마감했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가격 급락의 가장 큰 배경은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설탕 생산 확대다. 업계 연구기관 유니카(UNICA)는 8월 하반기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87만2,000톤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제당소가 사탕수수를 설탕 생산용으로 투입한 비율도 54.20%로 전년 동기의 48.78%에서 크게 뛰었다.

다만 2025/26 마케팅연도(4월~다음 해 3월) 누적 중남부 설탕 생산은 8월 말 기준 -1.9%(2675만8,000톤) 감소해 연간 기준으로는 아직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는 일부 지역 가뭄과 고온으로 인한 초기 수확 지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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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국 공급 변수도 가격 압박
글로벌 트레이더 수크덴(Sucden)은 전날 보고서에서 인도가 2025/26년(10월 시작) 설탕 400만 톤을 에탄올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설탕 잉여를 충분히 흡수하기엔 부족해, 인도 제당소가 최대 400만 톤을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애초 시장은 200만 톤 수준을 예상해 왔다는 점에서 공급 증가 우려가 커졌다.

설탕 가격에 부정적 재료가 겹친 가운데, 펀드의 과도한 순매도 역시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커밋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mmitment of Traders, COT) 보고서’에 따르면 9월 9일 기준 펀드 순매도(쇼트) 잔액은 18만2,608계약으로 6년 만의 최대 규모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은 단기 숏커버링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으나, 현재로선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수급 전망: 잉여 전환 시그널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수급이 23만1,000톤 부족해 6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직전 연도(2024/25)의 488만 톤 부족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크게 줄어든다. ISO는 2025/26년 글로벌 생산이 전년 대비 +3.3%(1억8,060만 톤) 늘고, 소비는 +0.3% 증가(1억8,080만 톤)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납(Conab)은 8월 19일 브라질 2025/26년 생산 전망치를 4,450만 톤으로 3.1% 하향 조정했으나, 여전히 역대 두 번째 규모다. 2024/25년 생산은 가뭄·폭염 여파로 -3.4% 감소한 4,411만8,000톤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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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곡물상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년 세계 설탕 잉여가 750만 톤으로 8년 만의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역대 최고치인 1억8,931만8,000톤 생산과 4,118만8,000톤의 기록적인 재고를 예상했다.


“좋은 몬순·확대 재배” 인도·태국 증산 시나리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0일까지 몬순 누적 강수량이 826.2㎜로 예년 대비 8% 많았다고 발표했다. 인도 협동조합제당연맹은 6월 2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단숨에 회복되는 수치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태국 생산이 1,000만 톤(+14% y/y)으로, 2025/26년에는 1,030만 톤(+2% y/y)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동남아·중동 수입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브라질이 ‘사탕수수→설탕’ 전환 비율을 높이는 동안, 인도와 태국도 출하 여력이 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우려가 우세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만 펀드 쇼트 포지션 누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예기치 못한 기상 악화나 주요 생산국 정책 변화가 발생하면 급격한 숏커버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용어해설
• 커밋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T) 보고서: 미 CFTC가 매주 발표하는 포지션 통계로, 특정 상품에 대한 ‘펀드·헤지펀드 등 대형투자자’의 순매수·순매도 잔액을 보여준다.
• 원당 11호: 뉴욕 ICE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정제 전 원당(원료당) 선물의 대표 종목이다.
• 백설탕 5호: 런던 ICE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정제 설탕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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