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글 반독점 조사 ‘중지’ 결정…미·중 무역 협상 속 전격 종결

중국 정부가 알파벳(Alphabet) 산하 구글(Google)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과 중국이 틱톡(TikTok)·엔비디아(Nvidia)를 둘러싸고 치열한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나와 글로벌 정보통신(IT)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5년 9월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tate Administration for Market Regulation·SAMR)은 구글에 대한 경쟁법(반독점) 조사를 ‘중지(終止·zhongzhi)’ 상태로 전환했다. 이는 조사를 공식 종료하되 필요할 경우 언제든 재개할 수 있는 행정적 절차로, 중국 반독점 사안에서 빈번히 활용되는 방식이다.

반면 로이터(Reuters)는 “구글이 FT 측 문의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도 즉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업 측이 직접 확인한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구글 내부 검토가 완료된 뒤 추가 입장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목

‘zhongzhi’란 무엇인가
중국 경쟁당국이 사용하는 ‘zhongzhi(中止)’는 문자 그대로 ‘멈추다·그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만 무혐의 판정과 달리 절차적 조사를 일시 정지하는 데 그치므로, 사안이 다시 문제가 될 경우 1조사가 재개될 여지를 남겨둔다. 한국의 ‘기소중지’ 또는 ‘행정절차 종료’와 유사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기업과 정부 모두에게 협상의 숨통을 터주는 장치로 기능한다.

미·중 기술 갈등의 연장선
이번 결정은 최근 양국 간 기술‧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맥락 속에서 나왔다. 특히 중국산 소셜미디어 틱톡의 미국 내 사업 구조 문제, 그리고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엔비디아를 둘러싼 수출 규제 이슈가 맞물리며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반격 카드로 활용해온 해외 빅테크 규제를 한발 물러섬으로써 협상 국면에 변화를 주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구글은 검색·광고·모바일 운영체제(Android)를 아우르는 거대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2010년 검색 서비스 철수를 선언한 이후 영향력이 크지 않으나, 클라우드·모바일 광고·인공지능(AI) 분야에서 잠재적 이해 상충이 존재해 당국의 감시 대상에 꾸준히 올랐다. 이번 ‘중지’ 결정은 이러한 잠재 리스크를 일시 해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전문가 해석

주목

“현재 중국이 필요 이상의 갈등 확전을 피하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반독점 조사는 협상 카드이자 압박 수단이지만, 구글 사안은 장기간 끌기보다 경제·외교적 실익을 따지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라고 아시아 소재 대형 로펌의 한 국제통상 변호사는 평가했다.

실제 영향
규제 리스크 완화로 구글 주가에는 단기적 긍정 재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조사 재개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현지 데이터 규정 △클라우드 서비스 조건 △앱 장터 수수료 정책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 반독점 기류가 강화되고 있어, 유럽연합(EU)·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등의 움직임과 함께 종합적 위험 관리가 요구된다.

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SAMR은 중국 국무원 직속 중앙행정기관으로, 2018년 기존 상무부·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등의 기능을 통합해 출범했다. 주된 역할은 반독점 심사, 상표·특허 관리, 품질 감독 등이다. ‘zhongzhi’ 같은 유연한 행정결정을 통해 국익과 시장 효율을 동시에 조율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관전 포인트※시장 참여자 참고

  •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대중(對中) 기술 규제 법안의 구체적 수위
  • 틱톡 미국 법인 분사 혹은 지분매각 논의가 구글 사안과 연동될 가능성
  • 엔비디아 GPU 수출 규제와 중국 AI 반도체 자급률 제고 전략
  • 다른 빅테크(메타·애플·아마존 등)에 대한 중국식 ‘zhongzhi’ 적용 여부

전반적으로 이번 구글 조사 종결은 ‘기업 단속’보다는 ‘정책 유연성’에 방점을 둔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중 양국이 서로의 전략적 핵심 산업을 겨냥해 규제 카드를 꺼내 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선택적으로 긴장을 완화함으로써 협상 여지를 남기려 한다는 평가다.

종합
결국 중국의 ‘구글 반독점 조사 중지’ 발표는 기술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협상용 완충 장치로 작동하며 시장과 외교가 교차하는 복합 지점에 서 있다. 이번 결정이 즉각적인 ‘해빙 무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확실성이 부분적으로 해소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IT 시장의 단기 심리에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