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10월물 원당(설탕 #11) 선물가격은 18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2.26%(–0.36센트) 하락한 15.59센트에 마감했다. 런던 ICE 12월물 백설탕(#5) 선물 역시 –1.44%(–6.70달러) 떨어져 톤당 459.30달러로 장을 마쳤다. 두 계약 모두 1주일 내 최저치를 기록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의 설탕 공급 확대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업계 단체 유니카(UNICA)는 8월 하순(8월 16~31일) 브라질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87만2,000톤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압착분 중 설탕용 비중은 54.20%로 1년 전 48.78%에서 급등해, 설탕 생산에 더욱 무게를 싣는 추세가 확인됐다. 다만 2025/26 마케팅연도(10월~익년 9월) 누적 생산은 2,675만8,000톤으로 –1.9% 감소해 장·단기 지표가 엇갈렸다.
추가 공급 변수도 투자자들을 압박했다. 글로벌 트레이더 숙덴(Sucden)은 인도가 2025/26시즌에 설탕 400만 톤을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하더라도 잉여 물량이 충분해, 최대 400만 톤을 수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200만 톤)를 두 배 웃도는 규모다.
한편, 자산운용사·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의 순매도 포지션은 6년 만에 최대치로 불어났다. 미국 CFTC 주간 Commitment of Traders(COT) 보고서9월 9일 기준에 따르면, 뉴욕 원당 선물의 펀드 순매도 잔량은 182,608계약(전주 대비 +32,849계약)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숏 포지션은 단기 반등 시 쇼트 커버링 랠리를 촉발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지목된다.
가격 압력 요인은 브라질뿐이 아니다. 인도 사탕 및 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는 지난주 정부에 2025/26 마케팅연도(10월 시작) 설탕 200만 톤 수출 허용을 공식 요청했다. 인도는 세계 2위 생산국이자 내수소비가 큰 시장이지만, 몬순(우기) 강수량이 평년보다 8% 많은 826.2㎜에 달하며 풍작이 기대된다.
국제 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6년 연속 글로벌 공급 부족을 예고했다. 2025/26시즌 전 세계 공급 부족량은 –23만1,000톤으로 2024/25시즌(–488만 톤) 대비 크게 줄 것이나, 여전히 소폭 적자라는 평가다. ISO는 생산 1억8,060만 톤(+3.3%), 소비 1억8,080만 톤(+0.3%)을 각각 전망했다.
반면,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는 8월 19일 자국 2025/26 생산 전망을 종전 4,590만 톤에서 4,450만 톤(–3.1%)으로 하향했다. 2024/25시즌 실제 생산은 –3.4% 감소한 4,411만8,000톤에 그쳤으며, 원인은 가뭄·폭염으로 인한 수확량 저하였다.
시장 조사기관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7년 만에 최대치인 750만 톤 글로벌 흑자(공급 과잉)를 전망했다. 이어 5월 22일 미국 농무부(USDA) 반기 보고서는 2025/26 전 세계 생산을 역대 최고치 1억8,931만8,000톤(+4.7%)으로, 기말 재고를 4,118만8,000톤(+7.5%)으로 제시하며 약세 압력을 키웠다.
주요 국가별 생산 전망(USDA 외국농업국)은 브라질 +2.3%(4,470만 톤), 인도 +25%(3,530만 톤), 태국 +2%(1,030만 톤)로 모두 증가세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 또한 5월 2일 2024/25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 톤으로 추정했다.
용어 설명
• Commitment of Traders(COT) 보고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매주 발표하는 포지션 통계로, 선물·옵션 시장에서 상업·비상업 참여자의 순포지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 원당 #11은 뉴욕 ICE에 상장된 원당(사탕수수 원료 당) 지수 선물 계약, 백설탕 #5는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설탕 선물 계약을 의미한다.
전문가 관점으로 볼 때, 단기적으로는 브라질·인도의 공급 확대 기대가 가격을 누르겠지만, 펀드 순매도 규모가 과도한 만큼 예상치 못한 쇼트 스퀴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ISO가 여전히 소폭 공급 부족을 점치는 가운데, 기상이변(라니냐 전환 가능성)이나 브라질 운송 파업 등 공급 교란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가격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현물 보유 기업은 저점에서 단기 헤지를, 투기적 거래자는 옵션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제한하며 반등 모멘텀을 노리는 방식이 합리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USDA·ISO·Conab 등 주요 기관 전망이 연내 잇따라 상향·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정책·기후·환율 변수를 면밀히 추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