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우주국(NASA)이 소프트웨어 방어 로직으로 인한 엔진 조기 종료 문제를 해소함에 따라, 노스럽 그러먼(Northrop Grumman)이 제작한 ‘사이그너스 XL(Cygnus XL)’ 무인 화물선이 오는 목요일(미 동부시간 오전 7시 18분·GMT 11시 18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재접근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NASA는 전날 밤 긴급 회의를 열어 궤도 상승 과정에서 발생한 엔진 차단 원인을 ‘보수적 보호 장치’로 규정하고, 대체 궤도 수정(burn)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사이그너스 XL은 ISS 후방의 안전 거리를 유지한 채 비상 궤도에 머물다, 새로운 비행 시퀀스를 실행해 19일 새벽(한국시간 19일 저녁)에 최종 도킹 절차를 진행한다.
사이그너스 XL, 무엇이 다른가
이번에 투입된 사이그너스 XL은 기존 사이그너스 시리즈보다 적재 중량을 대폭 늘린 확장형(Extra Large) 변종으로, 총 11,000파운드(약 4,990kg) 규모의 화물과 과학 실험 장비를 탑재했다. 지난 14일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팔콘 9’ 로켓에 실려 발사되며 첫 시험비행을 시작했다.
엔진 조기 종료, 어떻게 발생했나
NASA에 따르면, 궤도 상승 1차 연소(burn) 도중 조기 경고 시스템이 엔진 과열·진동 가능성을 감지해 연소를 차단했다. NASA는 “본래 설정보다 안전 계수가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책정돼 있었으며, 이는 소프트웨어 레벨의 방어 로직“이라고 설명했다.1
“사이그너스 XL의 궤적은 정거장 뒤쪽 안전 거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했으며, 엔지니어 팀은 대체 연소 계획을 수립해 비행을 재개했다.” — NASA 공식 성명
ISS 접근·포획 절차
우주선이 ISS 10미터 이내로 접근하면, 캐나다우주국(CSA)의 57피트(17.4m) 길이 로봇팔 ‘캐나담 2(Canadarm2)’를 조종하는 미국 우주비행사 조니 킴(Jonny Kim)이 원격으로 사이그너스를 포획한 뒤, 노드 모듈의 하모니 포트 측면에 체결할 예정이다. 계류 후 우주선은 2026년 3월까지 ISS에 머물며 폐기물 적재 임무를 수행한다.
공급선 듀얼 체제의 의미
현재 NASA가 의존하는 화물선은 노스럽 그러먼의 사이그너스 시리즈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드래건’ 캡슐 두 종류뿐이다. ISS는 축구장(미식축구) 크기의 궤도 실험실로, 1998년 첫 모듈 발사 이후 25년 이상 지구 상공 400km 궤도를 돌며 7명의 다국적 승무원이 교대 근무한다.
전문가 해설·의미
사이그너스 XL의 성공적 도킹은 상업 우주 공급망의 확대를 뜻한다. 특히 스페이스X-노스럽 ‘투 트랙’ 체계는 국제정거장 운영 수명 연장(2030년까지) 결정과 맞물려, 향후 저지구궤도(LEO) 물류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우위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이번 사고가 소프트웨어 설정 문제였다는 점은, 하드웨어 고장보다 비교적 신속한 수정이 가능해, 민간 우주선 운영 리스크가 예전보다 낮아졌음을 방증한다.
또한 화물선 재접근 과정에서 적용된 ‘대체 궤도 연소 계획’은 자율 항법·충돌 회피 알고리즘의 신뢰도를 검증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가오는 유인 상업정거장 시대에 안전 기준을 수립하는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용어 풀이
- Moor(모어): 선박이나 우주선을 고정물에 묶어 정박·계류시키는 행위.
- Burn(연소): 우주선 추진체가 엔진을 점화해 추력을 발생시키는 동작.
- Canadarm2: 캐나다우주국이 개발한 다관절 로봇팔로, ISS 외부 작업·화물선 포획에 사용.
- Cygnus XL: 노스럽 그러먼이 개발한 무인 화물선 ‘사이그너스’의 대형(Extra Large)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