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로 잘 알려진 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이 11월부터 연간 기준 25% 수준의 항공편 공급(capacity)을 줄이고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회사 내부 메모를 인용해 18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이 로이터 보도를 재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데이브 데이비스(Dave Davis) 최고경영자(CEO)는 전 직원 대상 메모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노선에 집중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최적화한다”라며 공급 축소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평가 과정은 우리 조직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더 효율적인 항공사로 거듭나기 위해 불가피하다.” ― 데이브 데이비스 CEO, 내부 메모 중
메모에는 몇 개 직군이 얼마나 줄어들지에 대한 구체적 숫자는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회사는 보유 기단(fleet) 규모를 계속 면밀히 검토 중이며, 향후 수주 내로 조종사·객실승무원·정비사 등을 대표하는 노조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NBC는 이날 앞서 해당 구조조정 계획을 최초로 보도했다. 회사가 공개적으로 현금 유동성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 노선과 인력 모두를 대폭 축소할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피릿 항공은 지난달(8월) 1년 만에 두 번째로 파산보호(Chapter 11)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2024년 초 진행된 첫 번째 구조조정이 재무 건전성 회복에 실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파산보호(미국 연방법 11조·Chapter 11)란 채무 과다 기업이 법원 감독 아래 영업을 이어가며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미국 항공업계 전반에서는 프리미엄 승객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반면, 스피릿·프론티어 같은 초저가(Low Fare) 모델의 시장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연료비 상승과 항공기 리스 비용이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어 초저가 운임 시대가 막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피릿 항공의 재무 악화는 업계에도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17일에는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이 “할인 항공사 자산이 매물로 나와도 인수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문가 진단
① 공급 축소 25%의 의미
이 수치는 항공사가 자의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노선·편수·좌석 수·운항 빈도 등을 모두 포함한다. 특히 4분기 성수기(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공급을 줄인다는 결정은 영업 전략상 큰 전환점으로 해석된다.
② 노동시장 파급
스피릿 항공은 약 1만여 명 직원을 두고 있으며, 기단 운영 효율화를 위해 리저브(대기) 승무·지상 조업·정비 파트를 중심으로 감축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항공산업 내 고용 불안을 심화할 수 있다.
③ 티켓 가격 영향
초저가 항공사의 축소는 단기적으로 저가 항공권 공급 부족을 야기해 국내선 평균 운임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특가 항공권을 찾기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 4분기 노선 재편: 10월 말까지 내년 여름 스케줄이 확정되므로, 스피릿 항공의 슬롯(slot) 반납 여부가 주목된다.
• 노조 협상: 파일럿·승무원 노조는 안전 이슈를 들어 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 채권단 반응: 파산법원 승인을 전제로 새 투자 유치가 가능할지 여부가 구조조정 성공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