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에너지 시장 브리핑】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물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47달러(-0.73%) 하락한 배럴당 64.11달러에 마감했고, 같은 달물 RBOB(재포머‧휘발유 기준유) 가솔린 선물도 -0.0129달러(-0.63%) 떨어진 갤런당 2.02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유가와 가솔린 가격은 미국 주택경기 지표 부진이 촉발한 에너지 수요 둔화 우려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주간 원유·제품 재고가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낙폭은 제한됐다.
1. 주택지표 부진이 시장 심리 압박미 상무부에 따르면 8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8.5% 감소한 연율 130만7,000호에 그쳐 시장 예상치(136만5,000호)를 하회했다. 미래 건설 활동의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 역시 -3.7% 줄어든 131만2,000호로, 2019년 3월 이후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주택 수요와 건설 활동 위축이 향후 석유·석유화학 제품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 우크라이나 드론 공습이 러시아 공급 차질 확대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정유시설 공격으로 러시아 일일 정제량은 이달 498만 배럴까지 떨어져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러시아 국영 송유관 운영사인 트란스네프트(Transneft)가 원유 저장 능력을 제한했다고 전하며, 이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억제해 글로벌 공급을 긴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간 2,000만t 이상을 처리하는 대형 키리시(Kirishi) 정유소가 드론 피격으로 가동을 멈춘 점도 공급 차질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추가 제재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3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인내심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중국·인도에 최대 100% 관세 부과를 G7에 제안했다.
3. 재고 감소·OPEC+ 감산 철학이 하방 지지
EIA 주간 보고서(9월 12일 기준)에 따르면 미 원유 재고는 -929만 배럴 급감해 시장 예상치(+175만 배럴 증가)를 뒤집었다. 휘발유 재고는 -240만 배럴 줄며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오클라호마 커싱(Cushing) 허브 재고도 29만6,000배럴 감소했다. 반면 난방유·항공유 등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400만 배럴 늘어 8개월 최고치에 근접했다.
OPEC+는 9월 7일 합의에서 10월부터 하루 13만7,000배럴 증산하기로 했으나, 이는 8·9월 증산폭(54만7,000배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2026년 9월까지 220만 배럴을 단계적으로 복원하되 “시장 상황을 보며 유동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일정 부분 차단했다.
4. 글로벌 공급·수요 균형 전망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세계 원유 초과공급 규모 전망치를 기존보다 36만 배럴 늘린 하루 333만 배럴로 상향했다. 이는 OPEC+ 증산 계획을 반영한 수치다. 그러나 Vortexa에 따르면 9월 12일 주간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 원유 저장량은 전주 대비 -7.2% 줄어든 6,796만 배럴로, 단기적으로 물량 부담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5. 미국 생산·시추 동향
같은 주간에 미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48만2,000배럴로, 사상 최고치(2024년 12월 첫째 주 1,363만1,000배럴) 대비 근소하게 낮아졌다. 베이커휴스 집계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는 416기로, 8월 1일 기록한 4년 최저치(410기)를 소폭 상회한다. 2022년 12월 627기에서 2년 반 만에 가파른 감축세를 보이고 있다.
■ 용어 설명(초심자용)
WTI: 미국 텍사스주 쿠싱에서 인도되는 경질 원유로, 국제 유가의 대표 지표다.
RBOB: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미국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휘발유 선물 기준물이다.
EIA: 미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으로, 주간 재고·생산 통계를 발표한다.
OPEC+: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10개국의 협의체다.
Vortexa: 글로벌 원유·LNG 탱커 이동을 실시간 추적해 데이터를 제공하는 시장조사기관이다.
이처럼 단기적으로는 미국 주택시장 위축이 수요 둔화 우려를 키우지만, 러시아 생산 차질과 재고 감소, OPEC+의 제한적 증산이 맞물리며 유가는 공급·수요의 팽팽한 균형 속에서 변동성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