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육류업체 JBS, 2026년 도축용 소 감소 전망에 대비

브라질 상파울루발 로베르투 사모라 기자 ─ 세계 최대 육류 생산·가공기업인 JBS가 2026년 브라질 내 도축 가능한 소(cattle for slaughter)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공급‧가공 체인의 핵심 지위를 유지하는 데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JBS의 브라질 쇠고기 부문 자회사 프리보이(Friboi)에서 원료구매(Origination) 담당 임원을 맡고 있는 에두아르두 페드루소(Eduardo Pedroso) 이사는 상파울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브라질 가축 사이클(cattle cycle)이 전환기에 접어들면서 도축 가능한 소 두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목장주와의 장기 계약·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물·가축 통합 사육(crop-livestock integration)과 최신 기술 도입, 도축 연령 조기화, 그리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사이클 변동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그 점이 우리의 핵심 전략” ─ 에두아르두 페드루소 JBS 임원


가축 사이클은 사육 두수·도축량·송아지 생산량이 7~10년 주기로 반복적으로 증가·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브라질은 최근 2년간 송아지 공급이 크게 늘어 도축량이 증가하는 확장 국면을 경험했으나, 교배용 암소 비율 감소와 사료 비용 상승이 맞물리며 2026년부터는 수축 국면 진입이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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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시장조사업체 데이터그로(Datagro)는 2026년 브라질의 소 도축 두수가 3,710만 마리로 2025년 대비 약 9%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3~2024년에 16% 이상, 2024~2025년에 3% 증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데이터그로: 농축산 전문 컨설팅사

이번 전망은 글로벌 공급 불안이라는 더 큰 퍼즐 속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미국은 2024년 가뭄으로 사료용 옥수수 생산이 감소했고, 호주도 기후 리스크로 마리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따라 폭발적으로 커진 세계 쇠고기 수요를 충족할 만한 대체 공급원은 갈수록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JBS와 프리보이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JBS는 미국·호주·캐나다·멕시코에도 가공공장을 보유해 원료·상품을 전 세계로 재배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다. 특히 브라질 내 프리보이 브랜드는 쇠고기 사업 매출의 약 45%를 창출하며, 농가로부터 연간 1,500만 마리 이상을 매입하는 압도적 오퍼(Off-take) 능력을 보유한다. 페드루소 이사의 직책인 Origination은 곡물·축산물 업계에서 “원료 확보 및 공급망 기획”을 뜻한다.

JBS는 이미 장기 수의계약, 공유 이익 모델, 육종 기술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4,000곳 이상의 목장과 협력하고 있다. 조기 출하 인센티브를 도입해 평균 도축 연령을 30개월에서 27개월로 앞당기고, 위성 데이터 기반 정밀 방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사육 단계에서 1두당 사료 효율을 6~8% 개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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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공급 감소가 의미하는 것

첫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도축두수 하락은 브라질 현물·선물 시장의 생체중 가격을 자극해 소고기 수입국의 식품 인플레이션 우려로 직결될 수 있다. 둘째, JBS와 같은 대형 가공업체가 공급망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개연성이 크다. 중소 도축장은 원료 확보 부담을 이겨내기 어려워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셋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관심이 필요하다. 소 사육 감소는 메탄 배출 총량을 다소 줄일 수 있지만, 농가 소득 안정성과 생물다양성 보전 간 균형이 새로운 정책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기자의 통찰

글로벌 식육 공급 축소 흐름 속에서 브라질이 ‘최후의 캐틀 벨트’라는 표현까지 듣는 상황에서, JBS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는 필연적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계약 농가 의존도가 커질수록 가격 협상력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으며, 탄소배출 추적·보고 의무 강화에 따라 투명한 데이터 관리 능력이 기업가치의 핵심 지표로 재편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결국 2026년 ‘도축두수 절벽’은 단순한 공급 감소가 아니라, 글로벌 식량 안보, 친환경 정책, 투자자 관점이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거대 이슈다. JBS가 보여주는 공급망 혁신의 성패가 향후 국제 육류 시장의 가격 구조와 지속가능성 화두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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