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자 국제 금 시세가 즉각 반응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9분(미 동부시간) 현물 금(Spot Gold) 가격은 전장 대비 0.4% 상승한 $3,707.40를 기록하며 장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같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0.2% 내린 $3,717.8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절대 가격 수준만 놓고 보면 여전히 역대급 고점에 근접해 있다.
● 연준의 0.25%포인트 인하: 의미와 배경
이번 ‘쿼터 퍼센트포인트(quarter of a percentage point)’ 인하는 기준금리를 0.25%p(25bp) 낮춘다는 뜻이다. 중앙은행이 단행하는 대표적 정책 수단으로, 금리 하향 조정은 통상적으로 달러 가치 약세와 실질 금리(명목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 하락을 야기해 금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에서 드러나듯,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를 ‘우호적 환경’으로 간주한다. 예금·채권 등 이자성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면서 비이자성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몰리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 현물과 선물, 무엇이 다른가?
현물 금(Spot Gold)은 ‘인도 시점이 즉시(typically T+2일 이내)’라는 점에서 실물 인도 또는 즉각적인 소유권 이전을 전제로 한다. 반면 금 선물(Futures)은 특정 만기(예: 2025년 12월)에 정해진 가격으로 금을 인수·인도하기로 한 표준화 계약이다. 현물 가격이 더 빠르게 반응하고, 선물 가격은 만기별 시장 기대와 헤지 수요가 반영된다는 특징이 있다.
Spot gold gained 0.4% to $3,707.40 per ounce by 2:09 p.m. EDT, while U.S. gold futures for December delivery settled 0.2% lower at $3,717.8.
위 수치는 로이터가 직접 집계한 ‘마감가 기준 가격’으로, 두 상품 모두 달러 표시 기준 사상 최고 밴드에 머물고 있다.
● 긴 호흡에서 보는 금리·금 가격의 상관관계
금리와 금 사이에는 역사적으로 뚜렷한 상쇄(Reverse Correlation) 경향이 있다. 금리는 통화의 기회비용을 의미하고,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줄어든다. 이번 상황 역시 전형적인 패턴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특히 1971년 브레턴우즈 체제 해체 이후 달러와 금의 부(負)상관관계는 여러 차례 증명돼 왔다. 금융위기, 팬데믹과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고조되는 시기마다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금값 랠리로 귀결됐고, 최근에도 그 연장선상에서 시장이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투자자·국내 개인투자자가 살펴야 할 포인트
첫째, 달러 인덱스 약세 여부다. 금은 달러 표시로 거래되므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금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는다. 둘째, 실질 금리 지표인 미국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의 수익률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실질 금리가 더 내려갈 경우 금값 추가 랠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국내 금 현물 ETF·KRX 금시장 등 원화 기반 상품의 환율 효과다. 달러 약세가 동반되지 않을 때 원·달러 환율 변동은 원화 기준 수익률을 좌우할 수 있다.
● 추가 용어 설명*
*쿼터 포인트 인하: 기준금리를 0.25%p 낮추는 조치.
bp(basis point): 1bp는 0.01%p.
T+2: 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후 결제.
사상 최고가(All-Time High):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가격.
● 기자의 시각
연준의 ‘점진적 인하’ 기조는 향후 물가·고용 데이터에 따라 속도 조절 가능성이 남아 있다. 그러나 높아진 지분 자산 밸류에이션(주식·부동산)을 고려할 때, 안전자산 비중 확대를 검토해 볼 시점이라는 점에서 금의 전략적 가치는 여전히 부각된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가 재차 상승하면 금은 전통적 헤지 수단으로써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결코 배제하기 어려운 선택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