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기준금리 0.25%p 인하…연내 추가 2차례 인하 시사

[워싱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 11 대 1의 압도적 표결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하며, 올해 안에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2025년 9월 17일, C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으로 미국 연방기금(FF) 금리는 연 4.00∼4.25% 구간으로 내려갔다. 월가에서는 다수의 위원이 반대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실제 반대표는 단 한 표에 그쳤다.

새로 임명된 스티븐 미런 이사만이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미셸 보우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추가 반대 없이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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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 성명 주요 내용

성명은 경기 활동을 “완만한 성장세로 둔화”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고용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표현을 새로 추가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상승했으며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물가 안정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충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명은 이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이중책무(dual mandate) 양측에 대한 위험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고용 측면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닷플롯(dot plot)이란?
FOMC 위원 19명이 내놓은 익명별 금리 전망 분포표로, 각 점(dot)이 개인별 연말 금리 전망을 나타낸다. 이번 도표에서는 19명 중 10명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를, 9명이 ‘한 차례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한 명(미런으로 추정)은 총 1.25%포인트 추가 인하를, 또 다른 한 명은 어떠한 인하도 원치 않는다고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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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에는 한 차례 인하, 2027년에도 추가 인하가 예고돼 있는데, 이는 중립금리(long-run neutral rate)를 연 3% 수준으로 수렴시킨다는 뜻이다. 여섯 명의 위원은 장기 중립금리가 이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치적 긴장 고조

회의 전에는 정치적 잡음이 극심했다. 지난해 50bp ‘빅컷’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정치적 중립성을 잃었다고 비판해왔고, 이번에도 “급진적이고 공격적인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이 다시 불거진 셈이다.

특히 법원이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임명된 리사 쿡 이사의 해임 시도를 제지하면서, 쿡 이사는 이번에도 다수 의견에 동참해 금리 인하안에 찬성했다. 백악관은 그간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해왔으나, 아직 기소되거나 혐의가 확정된 사실은 없다.


■ 고용시장 위축 신호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실업률은 4.3%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 창출은 금년 들어 정체 상태이며, 통계 개정 결과 2024년 3월까지 1년간 일자리 증가폭이 당초 발표치보다 약 100만 개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고용 둔화’라는 연준 진단을 뒷받침한다.

연준 내부에선 월러 이사가 특히 “노동시장 냉각을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월러는 2026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의장 후임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


■ 전문기자 시각

“이번 25bp 인하는 예상된 수순이다. 그러나 단 한 명의 강경 반대표가 나온 것은 미 연준 내 의사결정이 여전히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방증한다. 시장은 향후 두 차례 인하를 거의 기정사실화했지만, 물가가 재차 가열될 경우 연준이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

필자는 특히 중립금리 3%를 둘러싼 내부 시각차에 주목한다. 일부 위원은 미국 성장잠재력이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의 금리 인하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완만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 인사권과 정책 방향을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현상이 심화될 경우, 달러 가치·채권 금리에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용어 설명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12인 위원회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이사회 이사로 구성된다. 연방기금금리란 미국 은행 간 초단기(overnight)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목표 금리이며, 연준이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핵심 수단이다.

닷플롯은 각 위원이 익명으로 제시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점(dot)으로 표시한 차트로, 시장이 연준의 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로 쓰인다.

이해를 돕기 위해, 1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임을 밝혀둔다. 따라서 25bp 인하는 0.25%포인트 인하와 동일한 의미다.


■ 향후 일정 및 전망

연준은 10월, 12월 정례회의에서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시장은 이미 10월 인하 가능성을 70% 이상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팔라지면 연준이 올해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

결국 경기 연착륙정치적 압력이라는 이중 과제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파월 의장의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