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텁허브,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첫날 8% 상승…기업가치 93억 달러 달성

티켓 리셀링(재판매)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17일(현지시간) 첫 거래에서 주가가 공모가 대비 약 8% 상승하며 시가총액 93억2,000만 달러(약 12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스텁허브의 주식은 공모가 23.50달러를 웃도는 25.3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기술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긍정적인 첫날 수익률 흐름을 이어간 결과로 평가된다.

스텁허브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약 8억 달러를 조달했다. 회사는 주당 22~25달러로 제시했던 희망 공모가 밴드 중간에 해당하는 23.50달러에 3,400만 주를 매각해 목표 자금을 확보했다. 당초 올해 초 계획했던 상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연기됐으나, 불과 6개월 만에 재추진에 성공했다.

주목

“이번 상장은 우리가 구축하고자 하는 ‘모든 라이브 이벤트를 위한 궁극적 목적지’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무엇보다 이번 자금은 부채 상환을 통해 재무 구조를 디레버리지(de-leverage)하는 데 쓰일 것이다.” — 에릭 베이커 스텁허브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디레버리지는 기업이 부채를 줄여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과정을 의미한다. 기술 기업들이 고금리·고변동성 국면에서 상장을 추진할 때 낮아진 레버리지는 투자자 신뢰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최근 뉴욕증시에는 클라르나(Klarna)·피겨(Figure)·제미니(Gemini) 등 핀테크·블록체인·암호화폐 플랫폼의 잇단 상장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분주한 IPO 창구가 열렸다. 스텁허브 역시 이 흐름에 합류하며, 장기간 침체됐던 미국 IPO 시장의 회복세에 힘을 실었다.

무엇이 남았나(What’s Next)*
티켓 재판매 업계에서는 라이브네이션(Live Nation) 산하의 티켓마스터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상장 후 부진을 겪었다. 스텁허브의 성과는 동종 플랫폼들의 향후 상장 성공 여부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스텁허브의 매출 성장률은 3%로, 라이브네이션의 6%에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2021년 특수목적 인수회사(SPAC)를 통해 상장한 경쟁사 비비드 시츠(Vivid Seats)는 지난해 –27%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82% 급락했다. 비비드 시츠는 지난해 12월 매각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가시적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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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조사업체 IPOX의 부사장 캣 리우(Kat Liu)는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수료·공정성 논란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열광이라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티켓 판매 플랫폼은 팬데믹 이후 폭발적인 야외 공연 수요의 수혜를 받았다. 특히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The Eras Tour’를 포함한 초대형 투어 콘서트가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가면서 재판매 시장의 존재감도 커졌다. 그러나 동시에 가격 급등·공정성·봇(bots) 사용 등 각종 논란이 증폭됐다.

이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티켓 재판매 관행 단속의 일환으로 아티스트·팬으로부터 불공정·반경쟁적 행위에 대한 자료를 수집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3월 “팬을 착취적 암표상으로부터 보호한다”며 티켓 업계 구조 개편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 용어 해설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비상장 회사를 우회 상장시키기 위해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로, 통상 상장 절차가 간소하고 자금 조달 속도가 빠르다. 다만 상장 후 기업 가치가 불안정해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스텁허브가 상장 직후 확보한 8억 달러의 현금이 부채 상환뿐 아니라 플랫폼 고도화·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실탄으로 쓰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동시에 라이브이벤트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확대되는 만큼, 수수료 구조의 투명성 확보AI 기반 수요 예측 같은 혁신 기술 도입이 투자자 신뢰를 좌우할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 전반에 ‘규모의 경제보다 신뢰의 경제’가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결국 스텁허브가 상장 초기 모멘텀을 장기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려면 시장 점유율 확대정책 리스크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 첫날 8% 상승이라는 숫자는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향후 실적 발표와 규제 대응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