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DXY00)가 전장 대비 0.07% 상승하며 제한적이나마 강세 흐름을 보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이 예정된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식 약세가 심화되자 달러 유동성 선호가 커진 것이 주된 배경이다. 다만 8월 주택 착공(1.307 백만 건, 전월 대비 –8.5%)과 건축 허가(1.312 백만 건, –3.7%)가 모두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달러 랠리는 제한됐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이번 2일간의 FOMC 회의 종료와 함께 0.25%p(25bp) 인하를 100% 확신하고 있으며, 0.50%p 인하 가능성도 7% 반영하고 있다. 연말까지 추가 완화 기대가 높아지면서 달러에 대한 하방 압력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또한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달러를 끌어내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Fed 이사) 해임을 시도하고, 스티븐 미란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직함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직을 노린다는 소식에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택 지표 부진, 금리 인하 기대 강화
미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주택 착공 건수는 1년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건축 허가 건수는 5.25년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경기 냉각은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해 연준의 완화 재료로 작용했다.
선물·스왑시장을 보면, 이번 회의 후 기준금리는 현재 4.33%에서 연말 3.64%까지 총 69bp 인하될 것이라는 가격이 형성돼 있다. 다음 회의(10월 28~29일)에서 추가 0.25%p 인하 확률은 86%에 달한다.
유로화, ECB·연준 정책 불확실성 속 혼조
EUR/USD는 –0.09% 하락했다. 달러 강세가 유로를 끌어내렸고, 이날 발표된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CPI) 확정치가 전년 대비 2.0%로 0.1%p 하향 조정돼 ECB의 추가 비둘기적 스탠스를 뒷받침했다. 다만 시장은 ECB가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10월 30일 회의에서 인하 확률을 2%만 반영하고 있다.
“ECB가 사실상 인하 사이클을 종료했다는 시각이 퍼져 있는 반면, 연준은 올해만 세 차례 가까운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며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디버전스(간극)가 유로의 상대적 버팀목이라고 분석했다.
엔화, 1.75개월 만에 최고…일본 정치 변수 부각
USD/JPY는 –0.16% 하락, 엔화는 달러 대비 1.75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랐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여당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보다 긴축적 재정과 BOJ의 금리 경로 불개입을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이 엔화 매수세를 자극했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도 엔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무역지표는 혼재됐다. 8월 수출은 –0.1%y/y로 예상치(–2.0%)보다 양호했지만, 수입은 –5.2%y/y로 컨센서스(–4.1%)를 하회했다.
금·은 가격, 달러 강세에 조정…그러나 사상 최고 기록 근접
12월물 금 선물(GCZ2)은 –0.23%(–8.50달러), 은 선물(SIZ2)은 –1.27%(–0.542달러) 하락했다. 달러 강세와 FOMC 발표 전 포지션 정리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주택 지표 부진이 산업용 수요 전망을 악화시켜 은 가격 낙폭을 키웠다.
전일(16일) 근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3,698.60달러로 사상 최고치, 은 가격은 14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안에 최소 세 차례의 연준 인하가 가격 하단을 지지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안전자산 수요도 견조하다. 미·중 관세 갈등, 연준 독립성 논란, 프랑스·일본의 정치 불확실성 등 복합적 위험 요인이 금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의회 신임투표에서 패한 뒤 사임했고, 일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지방선거 패배 후 사의를 표명해 확장적 재정정책 가능성이 부상했다.
펀드 자금 유입도 지속된다. 9월 16일 기준 금 ETF 보유량은 2.25년 최고, 은 ETF 보유량은 9월 3일 3년 최고를 기록했다.
용어·지표 해설
• FOMC: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기준금리·유동성 공급 규모를 정한다.
• bp(베이시스포인트): 1bp는 0.01%p로,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나타낼 때 사용된다.
• CPI: 소비자물가지수로, 물가 상승률을 측정해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 설정에 활용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기자 의견:
달러 강세가 제한되는 가운데, 금·은 등 실물 자산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 연준이 9월을 시작으로 인하 사이클을 가속화할 경우, 달러 약세와 실물자산 강세 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주택 지표 부진과 정치적 불확실성은 변동성 확대 요인이므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내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
본 기사에서 언급된 종목·지수에 대해 작성일 기준 기자는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