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 시대, 미국 리테일 패러다임이 바뀐다 – 월마트·아마존發 ‘초개인화 상거래’의 10년 장기 전망

에이전틱 AI, 미국 소비·유통 생태계를 뒤흔들다

작성자: 이중석 경제 칼럼니스트 & 데이터 분석가 | 2025-09-18


Ⅰ. 서론 – ‘치명적 관료주의’와 ‘스파키’의 등장은 우연이 아니다

지난 9월 17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월마트 목표주가를 125달러로 상향하며 “리테일 업계의 차세대 에이전틱 AI(agentic AI) 선도주”라고 선언했다. 하루 전에는 아마존 CEO 앤디 재시가 “관료주의는 혁신의 적”이라며 내부 프로세스 대수술을 공표했고, 오픈AI-하버드 공동 연구는 ChatGPT ‘비업무 활용률 73%’라는 충격적 수치를 공개했다. 겉으로는 흩어진 뉴스처럼 보이지만, 모두 ‘AI가 사람 대신 사고하고 행동하는 시대’를 가리키는 동일 벡터에 놓여 있다.

Ⅱ. 개념 정립 – 에이전틱 AI란 무엇인가

정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사용자의 목표를 해석·계획·실행까지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기술. 단순 Q&A 챗봇과 달리 ‘쇼핑 목록 생성→최저가 탐색→결제→배송 추적’을 한 번의 명령으로 완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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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anning : 여러 API·데이터베이스를 호출해 최적 시나리오를 설계.
  • Action : OTP·지불·예약 등 실제 트랜잭션을 실행.
  • Reflection : 결과를 평가하고 필요 시 루프(Loop) 반복.

알파벳 산하 웨이모가 자율주행 로보택시에서 ‘물리적 이동’의 에이전트를, 월마트 ‘스파키’는 구매 의사결정의 에이전트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두 사례는 기술·산업 경계를 넘어선 하나의 트렌드—Agentic Commerce—를 형성한다.

Ⅲ. 데이터·지표로 본 현재 위치

표 1│AI 소비 행동 지표(2024.6→2025.6)

구분 2024.6 2025.6 YoY
ChatGPT 비업무 메시지 비중 53% 73% ▲20%p
美 월마트 앱 월간 MAU 1억 8,900만 2억 1,100만 ▲12%
미국 3시간 이내 식료품 배송 커버리지 71% 95% ▲24%p
LLM API 호출당 평균 비용 $0.002 $0.0007 ▼65%

사용자 행동 : 오픈AI 연구는 ‘질문(Asking)’보다 ‘행동(Doing)’이 빠르게 늘고 있음을 입증한다. ➋ 인프라 : 월마트는 4,700개 오프라인 거점·17개 고밀도 자동화 물류센터로 30분~3시간 딜리버리를 실현. ➌ 단가 : API 호출 비용 급락은 에이전트 확산의 경제적 전제조건을 충족시켰다.

Ⅳ. 구조적 파급 – 10년간 일어날 다섯 가지 변화

  1. 1) 리테일 ‘톱 오브 퍼널’ 통합

    검색→장바구니→결제의 세 구간이 ‘프롬프트 한 줄’로 축소된다. 이는 검색 광고(Alphabet), 마켓플레이스 광고(Amazon), 오프라인 점유율(월마트) 간 파이를 재배분한다. 컨텍스트 독점 기업이 왕좌에 오른다.

  2. 2) 가격·재고 동적 연동(Dynamic Twin)

    월마트가 매장 인접 3,700㎡ 전용공간에 3P(서드파티) 재고를 전진 배치하면, AI 에이전트는 ‘실시간 가격 × 실재고’ 매트릭스를 학습, 추가 5~7% 마진을 창출할 수 있다.

  3. 3) B2C에서 B2B ‘네오벤더’ 등장

    아마존 ‘Buy with Prime’처럼, 에이전틱 AI를 OEM·SMB가 API-as-a-Service로 임베드하는 3단 계층이 생긴다. 이는 SaaS×Logistics×Fintech 융합 스타트업 투자 붐을 촉발한다.

  4. 4) 노동시장 구조 이동

    매장 캐셔·콜센터 인력은 2030년까지 40% 자동화되지만, 프롬프트 디자인·에이전트 모니터링·라스트마일 드라이버 수요는 30% 증가(저스틴 레이 등 MIT 연구). 인력 재교육이 핵심 거버넌스 이슈로 부상한다.

  5. 5) 거시경제 변수—연준·금리·생산성

    생산성 총요소(TFP)가 2026~2035년 연평균 0.5%p 추가상승(BoA 추정)하면, 연준의 중립금리는 25bp 높아질 수 있다. 즉, 에이전틱 AI 확산은 물가 하방·성장 상방이라는 이중 신호를 통화정책에 투영한다.

Ⅴ. 주요 이해관계자별 장기 전략

1) 월마트 : 2026E 매출 7,050억 달러, AI-OPEX 비중 3.1%. ‘스파키’ 전면 공개 후 Walmart+ 구독률 45%→60%를 목표. 프라이빗 라벨 확대·엔비디아 DGX 클러스터 2배 증설.
2) 아마존 : ‘NO Bureaucracy’로 내부 승인 루프 30% 절감, AppFabric API로 타사 에이전트 호스팅 제공, Fulfillment by Amazon(FBA) 요율 2028년까지 동결 선언.
3) 스타트업·SMB : 오픈AI ‘에이전트 API’와 월마트 ‘Partner LLM’을 멀티호밍해 플랫폼 의존도 헤지 필요.
4) 투자자·정책 당국 : 독점·데이터 프라이버시·노동전환을 동시에 규율하는 AI-Commerce Act(가칭) 제정 검토. ESG 평가 프레임워크에도 ‘AI 노동 충격’ 항목 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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Ⅵ. 리스크 요인

  • 기술적 불확실성 : 에이전트의 헐루시네이션이 금융 트랜잭션 오류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 보호 소송 리스크.
  • 규제 딜레이 : 州별 개인정보법 차이로 전국적 롤아웃이 지연될 가능성.
  • 생태계 잠금(lock-in) 반발 : 중소 판매자가 플랫폼 수수료 구조에 종속될 때 반독점 소송 촉발 위험.

Ⅶ. 결론 – ‘프롬프트 이코노미’에서 승자는 누구인가

에이전틱 AI는 가격·재고·물류·결제라는 리테일 4요소를 실시간 최적화하며 ‘초개인화 상거래’를 현실로 만든다. 나는 향후 10년간 ① 대규모 물리 인프라② 초개인화 AI를 동시에 보유한 기업만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본다. 현 시점에서 월마트, 아마존이 한 발 앞서 있지만, 오픈AI·앤트로픽·구글이 공급하는 LLM API의 수평 확장력은 게임의 규칙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투자자는 플랫폼–데이터–물류–콘텐츠 4축 통합도를 기준으로 장기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야 한다.


※ 본 칼럼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