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환경] 글로벌 항공업계의 시선이 탄소배출 감축 의제에 집중되고 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윌리 월시(Willie Walsh)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다가오는 유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에서 글로벌 배출권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항공사들의 핵심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시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산업계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2030년 환경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있지만, 적격 탄소 크레디트와 친환경 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의 수급 안정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1. CORSIA란 무엇인가?
CORSIA(Carbon Offsetting and Reduction Scheme for International Aviation)는 ICAO가 2016년 도입한 국제 항공 분야 전용 탄소상쇄·감축 제도다. 2027년까지는 자발적(Voluntary) 단계, 이후엔 의무화 단계에 돌입해 국제선 항공편의 실질적 탄소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1. 항공사는 감축량 초과분을 인증된 크레디트 구매로 상쇄하거나, SAF 사용 확대를 통해 직접 감축할 수 있다.
“적격 크레디트와 SAF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면 CORSIA 제도가 형식적 구호에 머무를 수 있다.” —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
2. 항공업계가 직면한 공급 병목
월시는 “2025~2030년 기간에 필요한 SAF 생산량은 연간 최소 700억 리터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전 세계 SAF 공급은 1억 리터 수준”이라며 “공급 병목을 해소하지 못하면 탄소세 부담이 커져 항공권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CORSIA 하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적격(eligible)’ 크레디트가 충분하지 않으면, 항공사들은 가격이 높은 대안 크레디트를 구매하거나 노선 조정에 나서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화주에게 비용 전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3. 2030년 환경 목표에 대한 회의론
항공산업은 2050년 넷제로(net-zero)를 선언했으며, 중간 목표로 2030년까지 전체 항공연료의 10%를 SAF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시는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5년간 연평균 70% 이상의 SAF 생산 증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인센티브와 재생 원료 확보가 병행되지 않으면 ‘그린 제트 연료’ 가격이 화석연료 대비 최대 4배까지 비쌀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일부 항공사는 합성연료(e-fuel)와 수소 추진 기술 투자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4. 정책·시장 변동성에 대한 업계 메시지
IATA는 각국 정부에 ‘공급 확대를 위한 세제 혜택’과 ‘SAF 생산시설 초기 투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월시는 “장기 구매계약(Off-take Agreement)이 늘어나면 생산자들도 설비 증설에 나설 유인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계는 배출권 가격 급등이 항공·물류망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ICAO가 CORSIA 가이드라인을 통해 안정적 가격 밴드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5. 시장·투자자 관점
기관투자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지표에서 항공사들의 탄소 관리 전략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삼고 있다. SAF 공급망 구축 정도, CORSIA 대응 계획, 자체 탄소감축 기술 투자 규모가 신용등급과 채권 발행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일부 애널리스트는 “주가 수익비율(PER)을 산정할 때, 탄소비용(Carbon Cost) 가중치를 반영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ICAO 총회 결과가 항공주 밸류에이션에 단기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6.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ICAO 총회는 다음 주 몬트리올 본부에서 11일간 개최될 예정이다. 첫 이틀은 각국 장관급 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이후 기술위원회가 SAF 인증 기준과 CORSIA 2단계 세부안을 논의한다. 업계는
‘구속력 있는 SAF 확대 로드맵’
채택 여부를 가장 큰 변수로 지목한다.
총회 결과가 명확해지는 대로 IATA는 회원사 대상 실무 워크숍을 열어 후속 대응 방안을 공유할 방침이다. 월시는 마지막으로 “항공사들이 경제적 지속가능성과 환경적 지속가능성 양립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며, 시장과 규제기관의 역할을 함께 강조했다.
ⓒ 2025 Investing.com 재배포 및 무단전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