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NYSE:LLY)가 개발 중인 경구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신약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이 경쟁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경구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제품명 리벨서스) 대비 우월한 임상 성과를 기록하며 주가가 1% 상승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52주간 진행된 3상 ‘ACHIEVE-3’ 시험에서 총 1,698명의 제2형 당뇨병 성인을 대상으로 오르포글리프론과 경구 세마글루타이드를 직접 비교했다.
오르포글리프론 36mg 투여군은 A1C(당화혈색소)를 평균 2.2%p 낮춘 반면, 세마글루타이드 14mg 투여군은 1.4%p 감소에 그쳤다. 체중 감소 역시 전자가 9.2%(19.7파운드·약 8.9kg), 후자가 5.3%(11.0파운드·약 5.0kg)로, 73.6%의 상대적 개선이 확인됐다.
ⓛ GLP-1 작용제란?
GLP-1은 식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장(腸) 호르몬이다. GLP-1 유사체는 혈당 조절과 체중 관리에 효과적이지만, 대부분 주사 제형으로만 공급돼 환자 편의가 떨어졌다. 오르포글리프론과 경구 세마글루타이드는 ‘먹는 GLP-1’로 복용 편의성을 높인 차세대 치료제다.
② 주요 임상 지표
시험에서 36mg 오르포글리프론 투여자 중 37.1%가 A1C를 5.7% 미만으로 낮춰 ‘정상에 근접한 혈당’을 달성했다. 반면 14mg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12.5%였으며, 이는 3/1 수준의 격차다.
안전성 측면에서 두 약물 모두 소화기 계통 이상반응(오심·구토·복통 등)이 주를 이뤘다. 다만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오르포글리프론이 8.7%(12mg)·9.7%(36mg), 세마글루타이드가 4.5%(7mg)·4.9%(14mg)로 나타났다.
③ 경영진 코멘트
일라이 릴리 케네스 커스터 심혈관·대사 부문 사장은 “1일 1회 복용이 가능한 경구 제형과 생산 규모 확장성이 결합돼 오르포글리프론이 향후 제2형 당뇨병 치료의 ‘핵심 옵션’이 될 잠재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④ 향후 일정·시장 파급력
일라이 릴리는 2026년 오르포글리프론의 규제 당국 허가 신청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주사형 GLP-1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오젬픽·위고비)와 릴리(트룰리시티·제고비)의 양강 구조이나, 경구 제형 경쟁이 본격화되면 시장 판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복용 순응도 증대를 통해 환자 모집단이 확대될 경우, 복제약(제네릭) 대비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는 이미 연초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릴리가 추가 상승 탄력을 얻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⑤ 기자 해설
본 임상 결과는 혈당 조절·체중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먹는 약 하나로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비만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주사 공포감 해소 ▲복약 편의 개선 ▲체중 감량 효과 등 다각적 혜택을 제공한다. 당뇨·비만 동시 치료제 ‘메타볼릭 모노폴리’ 경쟁이 가속화되는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장기적으로 경구 GLP-1 플랫폼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투자자 관점에서 이번 성과는 물량 확대와 라이센스 로열티 수익 기대감을 높인다. 다만 이상반응에 따른 중단율이 경구 세마글루타이드보다 높은 점은 ‘환자 순응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시판 후 감시 및 용량 최적화 전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