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 고정형 모기지 금리 1년 만에 최저… 재융자 신청 급증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이 급격히 꿈틀거리고 있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택 보유자들이 장-기 고정 금리를 서둘러 확정하려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모기지은행가협회(Mortgage Bankers Association·MBA)는 9월 1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30년 고정 모기지 계약 금리가 6.39%를 기록해 전주보다 10bp(0.10%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4년 10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올 1월 중순과 비교하면 거의 0.75%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bp(basis point·베이시스 포인트)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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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내리자 재융자(refinance)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MBA 보고서

MBA가 집계한 주간 신청지수는 전주 대비 29.7% 급등한 386.1로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신청 건수 중 약 60%가 재융자였으며, 재융자 전용 지수는 무려 57.7% 급증해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경기 둔화·국채 금리 하락이 촉발한 ‘금리 내림세’

높은 대출 금리와 집값 부담은 노동시장을 서서히 식혀 왔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내내 단기 정책금리를 동결한 것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고용 지표는 매월 신규 고용 증가세 둔화실업률 반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모기지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해당 지표 악화로 하락했고, 모기지 금리도 이를 뒤따랐다.


연준의 스탠스 변화

연준 위원들은 이제 “너무 높은 차입 비용이 오히려 고용을 지나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9월 18일 종료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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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2% 목표를 상회하고 있어, 정책 완화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신중론은, 금리 대폭 인하를 통해 침체에 빠진 주택 시장을 부양하길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충돌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겨냥해 “금리 인하가 너무 늦었다”고 비난하며, 전례 없는 방식으로 연준 이사를 교체하려 시도하고 있다.

용어·배경 설명

  • MBA(모기지은행가협회): 1914년 설립된 미국 주택금융 업계의 대표 단체로, 주간·월간 모기지 통계를 발표한다.
  • 10년물 국채 수익률: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만기 10년짜리 채권의 금리로, 안전자산 벤치마크다. 은행들은 이를 기준으로 장기 대출 금리를 산정한다.
  • 재융자(refinance): 기존 대출을 상환하고 새로운 대출로 갈아타는 행위다. 금리 하락 구간에서 월 상환액을 줄이거나 대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기자 관전평

이번 금리 하락은 ‘고용 둔화→국채 수익률 하락→모기지 금리 인하’라는 경기 사이클의 전형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재융자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면서, 주택 시장의 숨통이 일부 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하는 한, 연준이 공격적인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향후 모기지 금리 추가 하락폭은 국채 시장 변동성, 노동지표 개선 여부,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압박 등 다층적 변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