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증시의 대표 지수인 CAC 40가 17일(현지 시각) 오전 장에서 제한적 등락 끝에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세계 성장률과 기업 실적에 미칠 잠재적 악영향을 경계하며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CAC 40은 전장 대비 22.85포인트(−0.29%) 떨어진 7,883.55를 기록했다. 지수는 장 초반부터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방향성을 탐색했다. ※ CAC 40은 파리 증권거래소 상위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 지수로, 프랑스 주식시장의 핵심 벤치마크다.
업종·종목별로는 르노(Renault)가 −2.5% 이상 하락해 가장 큰 약세를 보였다. 비벰디(Vivendi),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페르노리카(Pernod Ricard), 미슐랭(Michelin) 등도 −1.5%∼−1.8%로 낙폭을 확대했다. 금융·소비·산업 대표주인 BNP파리바, 르그랑(Legrand), LVMH, 로레알(L’Oréal), 스텔란티스(Stellantis), 슈나이더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에덴레드(Edenred), 탈레스(Thales), 베올리아앙비로망(Veolia Environnement), 부이그(Bouygues) 역시 −0.5%∼−1% 약세권에서 거래됐다.
반면 TotalEnergies는 1.1% 상승했다. 4분기 순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당배당금 인상과 자사주 매입 기조 유지를 발표하면서 방어적 매수세가 유입됐다. 대형 은행 크레디아그리콜(Crédit Agricole)도 2024년 4분기 매출 증가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공시하며 1.5% 올랐다.
Publicis Groupe가 2.3% 상승했고, ArcelorMittal은 1.1% 상승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회사 유니베일-로담코(Unibail Rodamco)도 0.75% 강세를 보였다.
경제지표: 프랑스·유로존 PMI 부진 지속
프랑스의 2025년 1월 HCOB(함부르크상공회의소은행) 종합 구매관리자지수(Composite PMI) 확정치는 47.6으로, 예비치(48.3)와 시장 기대치(48.0 안팎)를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47.5에 이어 5개월 연속 기준선 50을 하회하며 경기 위축 국면이 이어졌다.
세부적으로 제조업 PMI는 45로 전월(41.9)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확장·수축의 경계인 50을 한참 밑돌았고, 서비스 PMI는 48.2로 12월(49.3)보다 더 악화됐다. ※ PMI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같은 달 프랑스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11월 수정치 +0.1%) 감소했다. 제조업 부문이 −0.7% 수축하며 전체 지표를 끌어내렸다.
유럽 전체로는 상황이 다소 나았다. 유로존 종합 PMI는 2025년 1월 50.2로 전월 49.6에서 반등, 예비치(50.2)와 예상치(49.7)를 상회하며 근소하게나마 확장 영역으로 돌아섰다. 다만 서비스업 PMI는 51.3으로 전월 51.6 대비 둔화됐고, 제조업 PMI는 46.6으로 45.1에서 개선됐지만 여전히 수축 국면이다.
전문가 해설 및 시장 시사점(Opinion)
PMI·산업생산 지표가 보여주듯 프랑스 실물경제의 회복 탄력성은 아직 취약하다. 제조업 수주 감소와 서비스업 신규 비즈니스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미국·중국 간 무역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프랑스 자동차·명품·기계 산업 전반에 부정적 파급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증시 측면에서는 배당·자사주 매입 정책을 고수하는 방어주에 상대적 강세가 집중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TotalEnergies·Publicis Groupe처럼 현금흐름이 견조한 기업이 단기 피난처로 부각되지만, 경기민감 대형주(르노·LVMH 등)는 매도 압력이 우세하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스탠스다. 유로존 물가가 완만히 둔화되고 있어, 시장에서는 2025년 중반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PMI가 50선 부근에 머무는 상황에서 통화완화 카드가 현실화된다면 주가 반등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글로벌 무역분쟁이 재점화될 경우 경기·시장 불확실성은 다시 확대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현재 프랑스 증시는 거시경제·정책 변수에 민감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실적 호전주·방어주 선별과 함께 거시지표 흐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