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캐피털, 크로거 투자의견 ‘매수’로 상향… “동종업계 대비 저평가 해소될 것”

미국 대형 식료품 체인 크로거(Kroger)에 대한 월가의 시각이 다시 한번 긍정적으로 전환됐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로스캐피털 파트너스(Roth Capital Partners)는 크로거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매수(Buy)’로 한 단계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주당 66달러에서 75달러로 올렸다.

로스캐피털은 메모에서 “크로거가 다시 한 번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으며, 동일점포 매출(ID Sales) 확대판매ㆍ관리비(SG&A) 레버리지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회계연도 2025년(FY’25)에는 이익 성장세가 재개될 것으로 보이며,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이 업계 선두 기업들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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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지표와 실적 추이

실제 크로거의 동일점포 매출은 2023년 -0.8%까지 떨어졌다가 2025 회계연도 2분기(2Q25)에는 +3.4%로 반등했다. 로스캐피털은 3분기(3Q)와 4분기(4Q)에도 연속으로 3.4%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3%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크로거의 대안적 수익원(Alternative Profit Streams) 규모는 연 15억 달러(약 2조 원)에 달하며, 자사 브랜드(Private Brands) 확대, 공급망 효율화, 약국(Pharmacy) 부문 성장 등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Walmart가 오프라인 경쟁력과 디지털 생태계 구축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는 반면, 투자자들은 크로거의 유사한 성과를 간과하고 있다.” — 로스캐피털 파트너스 보고서 중

밸류에이션 격차의 배경

보고서는 크로거의 기업가치 대비 향후 12개월 예상 EBITDA(EV/NTM EBITDA) 배수가 약 7.6배로, 동종업계 평균에 비해 상당히 할인돼 있다고 지적했다. 크로거의 전자상거래 매출 성장률 16%, 대안적 수익 EBIT 15억 달러타깃(Target)이나 앨버트슨스(Albertsons)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지만, 프리미엄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음식료 가격 상승소비자 지출 둔화가 맞물리면서 ‘집밥 수요(Food-at-Home)’ 채널이 수혜를 보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8월 1)CPI 식료품 부문은 전년 대비 2.7% 상승해, 2023년 8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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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해설: 낯선 용어 풀이

1)ID Sales(Identical Sales)는 동일한 점포의 매출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 신규 출점 효과를 배제해 본업 경쟁력을 보여준다.

SG&A(Selling, General & Administrative Expense)는 판매비와 관리비를 통칭하며, 비효율 축소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비용 항목이다.

EV/NTM EBITDA는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12개월 선행 EBITDA로 나눈 지표로, ‘기업이 벌어들일 현금 흐름 대비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경쟁 구도와 리스크

로스캐피털은 월마트(Walmart)아마존(Amazon)이 여전히 위협적 존재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크로거는 재평가(re-rating)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월마트가 구축한 ‘브릭 앤 모터+디지털’ 모델과 유사한 전략을 통해 크로거도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식료품 부문에서 확보한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라스트마일 배송온라인 픽업 서비스를 확장 중이다.

한국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식료품 리테일 특성상 경기 방어적 성격이 강해 포트폴리오 변동성 완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환율 변동과 미국 내 물가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기자 코멘트

지난 5년간 크로거 주가는 경쟁사 대비 박스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대안적 수익 모델이 구체화되는 시점에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이뤄질 경우, 주가의 상대적 저평가 영역이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본격화하는 4분기 이후 거래량 추세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