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양자 컴퓨팅 투자에 최적의 선택지인가

핵심 포인트

• IBM은 2017년 이후 누적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의 양자 비즈니스를 달성했고, 2029년까지 오류 허용(fault-tolerant)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구체적 로드맵을 보유한다.
• 순수(play) 양자 업체들은 매출 대비 수백 배 이상의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지만, 실질적 수익은 아직 요원하다.
• 글로벌 양자 컴퓨팅 시장은 2030년 73억 달러(약 9조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나, 대부분 기업의 의미 있는 매출 창출은 10년 후반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은 신약 개발부터 암호 해독, 물류 최적화까지 거의 모든 산업 지형을 뒤흔들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주목하는 아이온큐(IonQ)·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디웨이브(D-Wave Quantum) 등 순수 양자 기업들은 기술 시연과 파트너십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매출 규모는 미미하고 주가는 기술적 업데이트 한두 마디에 급등락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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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프로세서 이미지

국제사업기계(IBM)의 조용한 행보
IBM(뉴욕증권거래소: IBM)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길을 택해 왔다. 회사는 전 세계에 다수의 System Two 양자 컴퓨팅 장비를 가동 중이며, 일본 리켄(RIKEN) 연구센터와 유럽 스페인 바스크주 등에도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또 약 300개 기업·학계·국가 연구소가 참여하는 IBM Quantum Network를 통해 6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클라우드로 시스템에 접속한다.

“IBM의 양자 전략은 군사 작전 계획서를 연상시킨다. 유틸리티(Utility) 단계에서 2026년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 그리고 2029년에는 200개의 논리 큐비트·1억 개의 양자 게이트를 구현할 ‘스타링(Starling)’ 시스템이라는 최종 목표까지 일정과 수치를 명확히 제시한다.”

IBM은 5년에 걸쳐 미국 내 연구·제조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4월 발표했으며, 이 중 300억 달러 이상이 양자·메인프레임 R&D에 투입될 예정이다. 단일 기업이 보유한 자금·인력·특허를 고려하면 동사는 동종업계 후발주자가 따라가기 어려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있다.


순수 양자주가 안고 있는 ‘달 탐사(Moonshot)’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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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큐(IonQ)는 트랩트 이온(Trapped-ion) 방식으로 기술적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가총액 175억 달러에 비해 영업수익은 손에 꼽힐 정도다. 리게티 컴퓨팅 역시 84큐비트 ‘안카-3(Ankaa-3)’ 시스템으로 두 큐비트 게이트 정확도 99.5%라는 연구 성과를 냈으나, 매출 대비 밸류에이션은 600배를 상회한다. 디웨이브는 최적화 문제에 특화된 양자 어닐링(Quantum Annealing) 방식을 채택했지만 주가도 매출 대비 700배 수준이다.

즉 세 회사 모두 지속적 흑자 전환까지 수년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변동성(베타)이 극심하다. 반면 IBM은 이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 사업으로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현재 배당수익률 2.65%를 제공하면서 양자라는 성장 옵션을 덤으로 얹어준다.


양자 프로젝트에 ‘안정성 프리미엄’을 더하다

IBM은 2025년 2분기 매출 170억 달러, 연간 예상 잉여현금흐름 135억 달러로 재무적 여유를 과시했다. 이 같은 견고한 기반은 양자 컴퓨팅 상용화가 예정보다 지연되더라도 주주가치를 방어할 안전판 역할을 한다. 특히 대형 엔터프라이즈 고객군과 장기 서비스 계약은 IBM이 시간을 갖고 기술적 난제를 해결할 여유를 제공한다.

투자자가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높은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있다면 아이온큐·디웨이브·리게티 같은 순수 플레이어가 더 높은 알파(초과수익)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신뢰도·다각화·자본력을 동시에 추구한다면, IBM이 가장 합리적이고 보수적인 선택지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전문가 해설: 낯선 기술 용어 이해하기

논리 큐비트(Logical Qubit)는 실제 하드웨어 큐비트 여러 개를 묶어 오류를 교정한 가상 단위다. 오류 허용(Fault-tolerant) 시스템이란 계산 과정에서 일부 큐비트가 오류를 내더라도 전체 계산이 지속되는 구조를 뜻한다. 양자 게이트는 큐비트 상태를 변환하는 연산 단위이며, 수가 많을수록 복잡한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다. 양자 어닐링은 최적화 문제를 푸는 데 특화된 접근법으로 범용(fault-tolerant) 양자 컴퓨터와는 다른 기술 계열이다. 마지막으로 베타(β)는 주가 변동성이 시장 변동성 대비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자 관전평

투자 관점에서 IBM은 ‘양자 드림’과 ‘안정적 배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드문 사례다. 반면 순수 양자주들은 기술·규제·자본 리스크까지 삼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양자 컴퓨팅이 2029년 전후로 상용화의 변곡점을 맞이한다면, 기술 선두주자의 주가 레버리지 역시 기존 IT 섹터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결국 투자자는 안정적 현금흐름에 대한 선호도장기 성장 베팅 사이에서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