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의류 대기업 인디텍스(Inditex SA)가 글로벌 투자은행 UBS로부터 투자의견 상향과 함께 목표주가 인상을 동시에 받아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UBS는 12개월 목표주가를 종전 48유로에서 52유로로 8%가량 높이며, 기존 ‘중립(neutral)’이었던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변경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자라(Zara)·버쉬카(Bershka)·풀앤베어(Pull&Bear) 등 브랜드를 보유한 인디텍스가 최근 분기부터 매출 모멘텀을 회복하고 있고,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 지표를 유지하고 있어 장기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리포트가 공개된 직후 뉴욕 시간 05시 13분(한국시간 14시 13분) 기준 인디텍스 주가는 전일 대비 1.7% 상승했다.
UBS는 “몇 분기 동안 주춤하던 인디텍스가 다시 ‘모조(mojo)’를 되찾았다“며, 현 주가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5년 가을·겨울 시즌 초반(8~9월)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고, 모든 매장과 온라인을 합친 동일점포 매출(Like-for-Like, LFL)은 11% 늘어났다. UBS는 이를 통해 “경영 실행력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주요 재무 전망과 지표
① 매출·이익 전망
UBS는 인디텍스의 2025회계연도 매출이 3,860억 유로에서 2029년 4,970억 유로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9억 유로에서 77억 유로로, 희석 주당순이익(Diluted EPS)은 1.88유로에서 2.47유로로 확대될 전망이다.
② 수익성 지표
UBS는 인디텍스가 업계 평균을 웃도는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 57.5%와 영업이익률(EBIT Margin) 19.5%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패션 리테일 업계에서 ‘최상위권’으로 평가되는 수준이다.
③ 주주환원 정책
배당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UBS는 주당 순배당(NDPS)이 2025년 1.68유로에서 2029년 2.47유로로 상승해, 배당수익률이 3.6%에서 5.4%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EPS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9%로 추정돼 총주주수익률(TSR) 13%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사업 구조 강점과 성장 동력
UBS는 인디텍스가 지난 12년간(코로나19 기간 제외) 평균적으로 경쟁사 대비 5%포인트 높은 LFL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1우리는 인디텍스가 앞으로도 연평균 4~6%의 LFL 성장과 2% 이상 공간(매장) 확장을 통해 총 3% 수준의 물리적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
미국 시장 확장이 핵심 성장축으로 지목된다. 현재 인디텍스는 미국에 100개 미만의 매장을 운영하는 반면, 경쟁사 H&M은 약 500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디텍스의 미국 내 매장당 매출은 H&M의 6배에 달한다. UBS는 “이는 프라임 로케이션(핵심 상권) 전략의 효과”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트래픽 측면에서도 업사이드가 남아 있다. 자라(Zara)의 미국 온라인 패션 웹 트래픽 점유율은 1%에 불과해, 스페인(6%) 대비 성장 잠재력이 상당하다. UBS는 옴니채널(온라인·오프라인 통합) 모델이 이러한 디지털 확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운영 모델: ‘신속·유연’ 공급망의 힘
인디텍스는 ‘시즌 중 기획(In-season buying)’과 ‘초단기 공급망(Lead-time 2~3주)’으로 대표되는 수요 대응형(SBR) 반응 생산 방식을 운영한다. 이러한 모델은 매장·온라인에 지속적인 ‘신상품(Newness)’을 투입해 가격 할인(마크다운)을 최소화한다. UBS는 이를 “패션 리테일 최고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하며, 자산 회전율과 현금 회수 주기가 매우 짧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대형·고효율 매장 전환 전략이 2019년 이후 매장 면적당 매출 밀도(Sales Density)를 27% 끌어올렸다. 이는 단순 점포 수 증가보다도 투자 효율을 개선해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강화한다.
현금흐름과 밸류에이션
UBS는 자유현금흐름(FCF) 대 주주지분(Equity) 비율이 연평균 13%씩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최근 종료 단계에 접어든 대규모 IT·물류 투자 부담 감소 덕분이다. UBS는 “인디텍스는 조정 후 EV/EBITDA 배수가 장기 평균 24배로 회귀할 여력이 있다”며, 리레이팅 가능성을 제시했다.
용어 해설 및 추가 정보
● 동일점포 매출(LFL)
동일한 매장·온라인 채널에서 발생한 매출의 증감률을 의미하며, 외형 성장과 동일 조건 비교를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표다.
●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한 이익의 비율로, 제품 가격경쟁력·재고 관리 효율 등을 평가하는 잣대다.
● 영업이익률(EBIT Margin)
EBIT(세전·이자 차감 전 이익)를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영업 효율성을 나타낸다.
●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
일정 기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로, 투자 성과를 장기간 분석할 때 활용된다.
전문가 시각
기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UBS의 긍정적 전망은 공급망 다변화와 달러 강세 완화에 따른 비용 구조 개선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 소비 심리 약화 등의 외부 변수는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특히 미국 소비시장의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UBS가 제시한 LFL 성장률 4~6% 달성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 리테일 중 가장 효율적인 자본 활용 기업’이라는 시장의 평가는 여전하다.
“2인디텍스는 고유의 재고·가격 관리 능력을 통해 위기 시기에도 수익성을 방어해 왔다”
는 점이 투자자 신뢰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패스트패션 경쟁심화에도 불구하고 인디텍스의 재고 회전율(Inventory Turnover)은 4회를 상회하며 업계 평균(2회 내외)을 크게 웃돌고 있다.
투자 관점에서 보자면, 견조한 현금흐름·높은 배당 성장·리레이팅 기대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주가 리스크·보상의 균형이 좋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급등, 환율 변동성은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할 변수다.
결론적으로 UBS는 “유럽 패션 리테일 최우수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인디텍스”에 대한 확신을 재확인하며, 목표주가 52유로·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2025년 9월 17일 종가 대비 약 12%의 추가 상승 여력을 내포한다.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보다는 EPS 9% 성장, DPS 10% 내외 증가, FCF 확대에 기반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