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트럼프 국빈방문 기간에 5년간 미국 R&D·제조에 300억 달러 투자 선언

영국 제약 대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향후 5년 동안 미국 연구·개발(R&D) 및 제조 부문에 최소 30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5년 9월 1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투자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의 3일 간 영국 국빈방문 일정과 맞물려 공개됐다.

GSK는 성명을 통해 “미국에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공장 및 연구소’를 구축하기 위해 1억2,000만 달러를 우선 투입해 첨단 제조·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을 확대하고, 전체적으로는 300억 달러 이상을 단계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

“이번 주 국빈방문은 과학과 의료 혁신을 선도해온 두 나라가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우리는 그 중심에 서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 에마 왈름슬리 GSK 최고경영자(CEO)

왈름슬리 CEO는 이어 “우리는 이미 미국에서 강력한 R&D 및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5년 간 최소 3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이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첨단 제조·AI 투자 배경

‘첨단 제조(Advanced Manufacturing)’란 자동화·로봇 공정,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을 결합해 기존보다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공장 시스템을 의미한다.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생산 공정의 작은 변수도 품질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과 AI 기반 예측 모델이 특히 중요하다.

GSK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 바이오 생산 거점을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 형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AI·머신러닝으로 공정 데이터를 분석해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로 실시간 가상 시뮬레이션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영 ‘특별한 관계’ 속 과학 협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후 진행된 새로운 국빈 초청 가운데 첫 순방 인사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했다. GSK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트럼프 방문 기간에 맞춰 나온 것은 미·영 간 경제·과학 협력 강화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주목

GSK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파이프라인(신약 후보군) 개발과 임상시험, 생산시설의 상당 부분이 이미 북미에 집중돼 있다. 2024년 기준 GSK 전체 매출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1. 이번 300억 달러 투자가 완료되면 미국 내 인력·생산량·임상시험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투자자 반응

의료·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대형 제약사 투자 규모가 통상 수십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300억 달러 선언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미국 바이오클러스터(보스턴, 샌디에이고, 노스캐롤라이나 리서치 트라이앵글 등)에 대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에서는 “R&D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 장기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를 키워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실제 집행 규모·속도, 규제 리스크, 경기 둔화 우려 등 변수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향후 과제와 전망

GSK의 주요 과제는 △연구 효율성 제고 △임상 성공률 개선 △신약 허가 속도 단축이다. AI·디지털 기술로 후보물질 스크리닝 시간을 줄이고, 맞춤형 제조 방식으로 임상용 시료 생산 기간을 단축하면 ‘연구에서 시판까지’(Lab-to-Market) 소요 시간을 20~30%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원격 모니터링과 클라우드 기반 실시간 품질관리 시스템은 규제기관(미 FDA) 심사 과정에서도 투명성을 높여 허가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왈름슬리 CEO는 “과학이 빠르게 진화하는 오늘날, 우리는 혁신적 솔루션으로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미국 시장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글로벌 헬스케어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아직 ‘개발 중인 사안(Developing story)’으로, 세부 투자 일정·지역·고용 창출 규모 등 추가 정보는 향후 별도 공지될 예정이다.


1) GSK 2024년 연차보고서(Annual Report)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