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주가, 자체 AI 칩 기대감·국영기업과의 협력으로 급등

[베이징‧홍콩] 바이두(9888.HK) 주가가 17%까지 치솟으며 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 흐름 속에서 바이두의 자체 AI 칩 ‘쿤룬(Kunlun) P800’ 활용 확대와 국영 차이나 머천츠 그룹과의 대규모 인공지능 파트너십에 주목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두는 최근 대형 언어 모델(LLM) ‘어니(ERNIE)’의 학습 과정에 P800 칩을 투입해 Nvidia H20 GPU 의존도를 일부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는

“미·중 기술 갈등 속에서 중국 기업이 선택할 현실적 경로”

라는 해석과 함께 투자자 기대를 끌어올렸다.

주목

바이두와 차이나 머천츠 그룹(招商局集團)은 교통·금융·부동산 전 영역에 AI를 접목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자율주행 물류, 스마트 항만, 핀테크 솔루션 등 구체적 사업 모델이 거론되면서 시장은 바이두 플랫폼의 수익 다각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바이두 주가는 이날 장중 홍콩달러 131.9달러까지 올랐다. 전주에도 20% 가까이 급등한 데 이어 9월 들어서만 누적 40% 이상 상승했다. 이는 올해 내내 이어진 테크 규제와 소비 부진으로 위축됐던 중국 인터넷주 가운데 드문 탄력세다.

분석가 시각 변화

시장 분위기를 더욱 달군 것은 블룸버그가 전한 애리트 리서치(Arete Research Services)의 투자의견 변경이다. 동사는 지난해 5월부터 유지해 온 ‘매도’를 ‘매수’로 상향 조정했고, 이에 따라 바이두 ADR(미국 예탁증서)에는 더 이상 ‘매도’ 의견이 남아있지 않게 됐다.

미국 수출 규제와 중국의 대응

미국 정부가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성능 GPU에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당국은 자국 기술 기업에 Nvidia H20 칩 사용 축소를 권고한 바 있다. 바이두의 P800 전략은 이러한 정책 기조와 맞물려 국내 수요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주목

용어 해설

  • 쿤룬 P800: 바이두가 2024년 하반기 양산한 2세대 AI 전용 프로세서. 초당 500TOPS*1 연산 성능을 목표로 설계됐다.
  • 어니(ERNIE) LLM: 바이두가 2019년부터 개발해 온 대형 언어 모델 시리즈. 2025년 버전은 매개 변수 수가 1조 개에 달한다*2.
  • ADR: ‘American Depositary Receipt’의 약자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해외 기업 주식을 뜻한다.

*1 TOPS(Trillion Operations Per Second)는 초당 1조 회 연산을 의미한다.
*2 공개된 파라미터 수치는 바이두 공식 발표 기준.

기자 해설 및 전망

본지 취재진은 자체 AI 반도체 확보중국 빅테크의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을 해소할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실제 수익 기여도를 입증하려면, 칩 생산 수율글로벌 생태계 참여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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